사회적 대화 복원에 공감…대통령 주재 노사정 회의 이른 시일에 열릴 가능성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첫 노동계 대표단 청와대 초청 간담회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새 정부 출범 후에 우리 노동계하고는 처음 만나는 자리여서 더더욱 반갑고 또 뜻이 깊다”며 “이 만남이 조금 설레기도 했고 노동계와의 만남이 너무 늦어지는 것 같아서 조금 초조하기도 했다”고 밝힌 데서 잘 드러난다.
특히 청와대는 장소 선정부터 만찬 메뉴까지 신경 쓰며 해외 정상급 예우로 대접했다. 그만큼 노동계와의 사회적 대화 복원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만찬 장소는 해외 정상급 접견 시 사용되는 청와대 본관 충무실로 잡았고 만찬 메뉴도 고 전태일 열사가 즐겨 먹던 콩나물 밥과 70~80년대 청계천 노동자들의 보양식으로 발전한 추어탕을 내놓았다. 또 양대 노총의 노사정위 복귀를 기대하며 ‘집 나간 며느리도 발길을 돌린다’는 가을 전어도 마련했지만 민주노총의 불참으로 아쉬움을 더했다.
문 대통령은 “노동계가 다 함께 하지 못해서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며 “다음 기회에는 같이 할 수 있는 자리를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날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은 “지난 한 10년 정도 우리 노동은 아주 소외되고 배제돼 국정의 파트너로 인정받지 못했다”며 “노동계와 정부 사이에 국정의 파트너로서의 관계, 이것을 다시 복원하는 게 아주 중요하고 또 시급한 과제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노사정위원회와 함께 노사정 대표자 회의 등을 통해 사회적 대화가 진척되기를 희망한다”며 한국노총이 제안한 대통령 주재 8자 회의에 대해 공감을 표시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이른 시일 내에 양대 노총이 참석하는 노사정 대표자 회의를 주재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를 통해 노동계와 노동 현안을 논의하고 신뢰를 구축한 후 양대 노총이 노사정위원회 본회의에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를 이끌어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민주노총이 노사정위원회에 부정적 시각이 큰 만큼 얼마만큼 그 갭을 줄일 수 있느냐에 따라 사회적 대화의 복원이 가시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정치권은 내다보고 있다.
이와 별개로 노동계 최대 현안 중 하나인 노동시간 단축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과 노동계가 노동시간 단축 필요성에 크게 공감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한국노총은 무엇보다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산입하고 특례업종을 줄임으로써 노동시간 단축을 해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국회가 앞장서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국회의 입법을 통한 노동시간 단축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여의치 않으면 대법원의 판결이나 행정해석을 바로잡는 등 여러 가지 대안들이 있다”며 “노동시간 단축이 일·가정 양립, 나아가 저출산·고령사회 문제 해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의지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