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 “글로벌 경쟁력 갖춘 신약만 개발"..제일약품의 자신감

입력 2017-10-25 11:29 수정 2017-10-2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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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 제일약품 연구소장, 신약조합 IR사업 행사서 신약 파이프라인 소개.."뇌졸중치료제ㆍ당뇨신약 등 글로벌 빅파마 관심"

“최소한 국내에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없을 정도의 경쟁력이라면 신약개발을 하지 않습니다. 모든 단계에서 정부 지원 과제로 선정될 정도의 경쟁력이 있을 때만 개발을 진행합니다."

김정민 제일약품 중앙연구소장(60)은 지난 24일 서울 영등포구 신한금융투자 본사에 열린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ㆍ한국보건산업진흥원 주최 ‘연구개발중심 우량 제약·바이오 성장형 기업 IR사업’ 행사에서 회사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 1959년 설립된 제일약품은 연 매출 6000원대를 기록하며 대형 국내제약사로 분류되지만 아직 신약 성과는 없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29개의 신약을 배출했지만 제일약품은 명함을 내밀지 못했다.

김 소장은 행사에 참여한 투자자들에게 제일약품이 향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신약을 내놓을만한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정민 제일약품 중앙연구소장이 ‘연구개발중심 우량 제약·바이오 성장형 기업 IR사업' 행사에서 신약개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김정민 제일약품 중앙연구소장이 ‘연구개발중심 우량 제약·바이오 성장형 기업 IR사업' 행사에서 신약개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이날 발표 내용을 보면 제일약품은 뇌줄중치료제(JPI-289), DGF치료제(JPI-289), 항암제(JPI-547), 역류성식도염치료제(JP-1366), 화학색전술용미세구체, 당뇨치료제(JP-2266), 통증치료제, 자가포식증진 당뇨치료제, 배아줄기세포치료제 등 10여개의 신약과 개량신약 과제를 보유 중이다. 이중 일부 과제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관심을 갖고 임상결과를 기대 중이라는 게 김 소장의 설명이다.

뇌졸중치료제 JPI-289는 뇌 허혈로 인한 DNA 손상 및 신경세포 사멸에 관여하는 효소(PARP, Poly ADP-ribose polymerase)를 차단하는 새로운 작용기전(PARP inhibitor)의 약물이다. 전 세계적으로 뇌졸중치료제로 허가받은 약물은 혈전용해제가 유일하지만 심각한 부작용 문제가 노출돼 사용이 제한적이어서 효과적인 약물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김 소장은 “JPI-289는 기존에 임상시험에 실패한 약물과 비교해 차별성을 갖췄다. 원숭이를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에서 같은 계열 약물 중 세계에서 가장 앞선 미쓰비시다나베 제품과 비교한 결과 효과가 2배 이상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설명했다. JPI-289는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의 지원과제로 선정돼 연구비도 지원받았다.

JPI-289는 안전성 측면에서도 우수한 데이터를 나타냈다. 김 소장은 “임상1상시험에서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독성 발생 여부를 확인했지만 부작용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소장이 소개한 JPI-289의 임상2A시험 코호트1 부작용 자료를 보면 12명에서 96건의 이상반응이 발생했지만 약물과 인과관계가 가능한 부작용은 3명, 5건에 불과했다. 안전성검토위원회(DSMB)는 안전성 데이터 검토 결과 부작용 등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평가했다.

▲제일약품 본사 전경
▲제일약품 본사 전경
JPI-289의 개발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에 대해 김 소장은 “아쉬운 것은 임상시험 환자를 모집하는 속도가 느리게 진행된다는 점이다. 기존에 실패한 약물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환자 선택을 심사숙고해서 최적의 효과를 보일 수 있는 대상자로 선정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JPI-289의 글로벌 무대 진출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김 소장은 “10개 이상의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들이 한 차례 이상 관심을 표명해 미팅을 가졌다”면서 “100% 확신할 수는 없지만 향후 좋은 임상결과가 나온다면 기술이전이 성사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설명했다.

제일약품은 JPI-289를 신장이식 환자가 겪는 신장기능 회복지연 부작용인 DGF를 치료하는 약물로도 개발 중이다.

김 소장은 “신장이식수술은 20~30% 가량이 실패하면서 치명적인 손실을 일으킨다. DGF치료제는 전 세계적으로 수조원 규모의 시장으로 기대된다. 이 약물의 전임상데이터를 확보한 이후 임상2상시험에 진입할 계획이다”라고 소개했다.

제일약품이 개발 중인 PARP와 Tankyrase를 동시에 차단하는 새로운 작용기전의 항암제 'JPI-547'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약물로 평가한다. PARP/Tankyrase 이중 저해제는 기존 PARP 저해제와 차별화하며 미충족 수요가 높은 고형암에 탁월한 효능을 갖고, 적응증 확장이 용이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2015년 8월 항암신약개발사업단과 공동개발계약을 완료하고 임상1상시험 계획을 신청했다. 이달 중 임상승인이 예상된다.

김 소장은 “JPI-547도 많은 빅파마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바이오USA, JP모건헬스케어 등에서 약 10개사와 미팅을 진행했다”고 했다.

제1형 당뇨치료제 ’JP-2266' 등도 기대해볼만한 신약 과제로 지목됐다. 현재 전임상시험이 진행 중인데도 글로벌제약사 8곳과 미팅을 가질만큼 들이 관심이 뜨겁다는 게 김 소장의 설명이다.

이밖에 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P-CAB, Potassium Competitive Acid Blocker) 기전의 차세대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JP-1366'도 최근 국내 임상1상시험에 돌입하며 본격적인 개발 단계에 돌입했다.

제일약품은 신약 개발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개량신약, 의료기기 분야에서도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가동 중이다. 개발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개량신약과 의료기기로 캐시카우를 창출, 신약 개발에 투입하겠다는 복안이다.

김 소장은 “개발 중인 신약 과제들은 대부분 정부 지원 과제로 선정될 정도로 경쟁력을 갖췄다"면서 “글로벌 빅파마와 지속적인 미팅을 통해 충분한 관심을 보일 때 다음 단계를 진행하는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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