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2.0 新시대 개막…중국이 떠안은 3가지 모순

입력 2017-10-25 14:24 수정 2017-10-2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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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로치 “정부와 시장 갈등ㆍ수요와 공급의 긴장 해소해야…최종 목표 달성 멀어”

‘시진핑 2.0’ 시대의 막이 올랐다. 중국 지도부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성대하게 자축했지만 중국 경제를 둘러싼 그림자는 여전히 걷히지 않고 있다.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는 세계적인 저명인사들의 온라인 토론장인 ‘프로젝트 신디케이트’ 칼럼에서 중국 경제는 여전히 장기적인 전환의 초기 단계에 있으며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런 전환에 성공하려면 세 가지 모순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4일(현지시간) 폐막한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를 통해 시진핑 주석이 자신을 마오쩌둥과 같은 대열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지난주 당대회 개막 업무보고를 통해 중국이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확신하면서 오는 2035년까지 ‘샤오캉(小康ㆍ전 국민이 안정적이고 풍족한 삶을 누리는 상태) 사회’ 건설을 완료하고 2050년까지 강대국으로서의 지위를 확립한다는 두 가지 큰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로치는 당의 장기 전략이 특히 경제적 측면에서 직면한 모순점들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첫 번째로 정부와 시장이 자원 배분에 대한 역할을 놓고 지속적으로 갈등하고 있는 점을 꼽았다. 시 주석은 집권 초기인 2013년 ‘시장이 자원 배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도록 할 것’이라는 방침을 정했으나 이는 지켜지지 않았다.

시 주석을 포함한 중국 지도자들은 중국 특유의 사회주의 속에서 정부와 시장이 양립한 혼합경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믿어왔다. 업무보고 연설에서 시 주석이 국영기업 혼합소유제 모델을 칭찬하면서 세계시장에서 맹위를 떨치는 위대한 기업을 키울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인식을 반영한다.

그러나 정부와 시장 간의 모순과 긴장이라는 문제를 해결해야 부채가 아무리 많아도 기업이 정부 지원으로 생존하는 일본식의 좀비기업 문제를 피할 수 있다고 로치 교수는 권고했다. 근본적으로 로치 교수는 지나치게 비대한 국영기업 등의 이슈 해결을 위해서 시장에 좀 더 많은 역할을 맡기는 개혁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수요와 공급 간 긴장이다. 시 주석 등 중국 지도부는 공급 측면의 구조개혁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 생산성과 혁신, 과잉생산 능력 제거 등이 이런 개혁 노력의 핵심 요소로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로치 교수는 시 주석의 업무보고 연설에서 소비지출과 서비스는 우선 순위에서 밀려난 것처럼 보인다며 공급과 마찬가지로 수요에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우려할 만한 불일치가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제가 불균형하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로치 교수는 중국 경제가 아직 장기적인 구조전환의 초기 단계에 있으며 최종 목표로 향하는 긴 여정 속에 많은 긴장과 충돌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를 ‘경로와 목적지의 차이에 따른 긴장 관계’로 정의했다.

예를 들어 중국의 서비스 부문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중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2%에 불과하다. 가계지출 역시 GDP 대비 비율이 40% 미만이다. 시 주석은 종전의 투자와 수출에서 소비 중심으로 경제성장 모델을 전환하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먼 것이다. 미국은 소비가 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가 넘는다.

중국은 ‘뉴 노멀(New Normal)’ 또는 ‘새로운 시대의 길’ 위를 잘 걷고 있지만 최종 목적지는 아직도 멀었다고 로치 교수는 거듭 강조했다.

시 주석도 이런 점을 잘 인식하고 있다. 그는 지난 18일 개막식 연설 당시 ‘행백리자반구십(行百里者半九十)’이라는 오랜 중국 격언을 인용했다. 이 문구의 뜻은 ‘백 리를 가려는 사람은 구십 리를 가고서도 이제 절반쯤 왔다고 느낀다’는 것으로 그만큼 최종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로치는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역임했으며 중국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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