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연 3%성장 가시권..내수·고용부진에 체감경기는 글쎄

입력 2017-10-26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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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회복·가계부채 등은 걸림돌..혁신성장 등 통한 잠재성장률 확충 필요한때

우리 경제가 3년만에 3%대 성장을 가시권에 두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라 수출이 호조를 보였고,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집행에 따른 정부지출도 컸기 때문이다. 건설투자 역시 생각보다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같은 성장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4분기(10~12월) 들어 추석 연휴 등에 따른 영업일수 감소로 수출이 다소 둔화되겠지만 글로벌 경기 호조를 감안하면 둔화폭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울러 추경 효과도 3분기 중 절반 수준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어서 4분기 성장률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수출·추경이 성장 견인 = 깜짝 성장에는 우리 경제의 주력 수출 품목들의 호조가 한몫했다. 반도체 등 IT부문 호황이 지속된데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화학제품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자동차 역시 미국과 중국 수출은 다소 둔화했지만 유럽 쪽 수출이 좋았다는 분석이다.

실제 수출은 전기대비 6.1% 증가해 2011년 1분기(6.4%)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순수출의 기여도 역시 0.9%포인트로 작년 1분기(0.4%포인트)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로 돌아섰다.

추경 집행에 따라 정부쪽 소비와 투자가 동반 상승한 영향도 컸다. 소비 쪽에서는 추석 연휴를 앞둔 성형시술 등 의료기관 서비스 이용이 증가하면서 건강보험 급여지출 등이 늘었고, 투자 쪽에서는 비주거용건물과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늘었다.

이에 따라 건설투자 증가세도 동반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건설투자는 전년동기대비 7.5%로 전분기(8.0%)보다 떨어졌지만 전기비로는 1.5% 성장해 직전분기(0.3%)보다 오히려 높았다.

민간소비 역시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민간소비는 전기비로는 2분기 1.0%에서 3분기 0.7%로 다소 둔화했지만 전년동기대비로는 같은기간 2.3%에서 2.4%로 증가세가 확대됐다.

정규일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수출과 정부 및 민간을 포함한 전체 소비가 성장세를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긴 연휴 앞둔 밀어내기식 성장, 소비회복·가계부채 해결은 숙제 = 다만 이같은 성장세는 긴 연휴를 앞둔 생산 확대와 밀어내기식 수출 등 영향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한은도 이같은 평가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정규일 국장은 “9월 수출이 호조를 보인 것은 연휴 직전 밀어내기가 있었던데다 영업일수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4분기엔 영업일수 감소 등으로 수출이 다소 둔화되겠지만 글로벌 경기 호조가 지속되고 있고 IT제품은 물론 조선과 철강을 제외한 비IT부문도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흐름”이라며 긍정적일 것으로 봤다.

반면 이같은 성장세가 지속되더라도 체감경기와의 간극은 여전히 크다는 진단이다. 내수와 고용부진에 따른 소비회복 지속 가능성, 1400조 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문제 등이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순수출이 3분의 2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내수쪽은 여전히 부진해 국민 체감과는 거리가 있다”며 “연 3%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소비회복세 지속여부와 가계부채, 고용시장 등은 지켜봐야 할 변수”라고 꼬집었다.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성장을 통한 구조개혁에도 박차를 가할 때라는 조언도 있었다. 2% 후반에 그치고 있는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반도체 등 수출 쪽에 편중돼 있다. 고용과 체감경기와는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지속성 여부도 따져봐야겠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성장 등이 구체화해 구조개혁이 진행돼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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