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 출국장면세점 '고액 임대료' 모자라 인터넷면세점 '수수료'까지 눈독

입력 2017-10-2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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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위 국정감사서 인터넷면세점 사업 진출 추진 밝혀져...업계 "영리사업 지나쳐" 지적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인터넷 면세점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고액 임대료도 모자라 수수료까지 챙기려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2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이 내놓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인천공항공사는 인터넷 면세점 시장 진출을 타진하기 위해 법무법인에 ‘인터넷 면세점 플랫폼 운영사업 관련 검토 의견’이란 제목으로 “인터넷 사업이 가능한지, 사업이 진행되면 면세 사업자에게 수수료나 광고료를 받을 수 있는지” 등의 법률 자문을 구했다.

인천공항 출국장 내 면세 사업자들이 판매 중인 면세물품을 온라인상으로 주문 예약을 하고, 대금결제 및 인도 등 실제 구매는 인천공항 출국장 내 면세점에서 진행하는 사업 구조다. 주문, 결제, 이행 단계 중 하나의 단계에서 전자문서가 활용될 경우 전자상거래가 성립되기 때문에 상법상 일종의 ‘오픈마켓’ 운영 사업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는 현행 정관상 불가능하다. 관세청의 T2 면세사업권 특허 공고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 내 면세 사업자들은 전자상거래의 방법으로 면세물품을 판매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현재 운영되고 있는 인터넷 면세점은 모두 시내면세점밖에 없다.

강 의원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정관에서 벗어난 인터넷 면세점을 추진하는 등 최근 지나치게 영리 사업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고객 안전을 가장 중요시해야 하는 공항공사는 수익사업에만 눈을 돌릴 것이 아니라 항공 시설의 안전 등 본연의 역할에 더 충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천공항공사가 인터넷 면세점 진출을 추진하는 배경은 출국장 면세점이 인터넷 면세점과 시내면세점에 비해 경쟁력이 급속히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항 면세점을 찾는 외국인 수는 매년 줄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 1만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23.7%만이 공항면세점에서 쇼핑을 했다고 답했다. 공항 면세점에서 물건을 구매했다는 응답률은 2005년 57.6%, 2007년 51.5%로 정점을 찍은 뒤 2009년 44.8%, 2011년 30%, 2013년 23.9%, 2015년 25%(복수응답 가능)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전체 면세점 시장에서 인천공항을 필두로 한 출국장 면세점의 비중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2011년 전체 시장에서 38%에 달했던 출국장 면세점 매출 비중은 지난해 22.6%까지 떨어졌다. 최근 인천공항공사와 연 1조 원대 임대료 갈등을 겪고 있는 롯데·신라·신세계 등 ‘빅3’ 면세점의 경우도 인천공항보다 인터넷 면세점 매출이 더 높았다. 지난해 인천공항 면세점 총 매출은 2조2938억 원으로 면세점 업계 인터넷 매출 합계인 2조3642억 원을 밑돌았다.

공항 면세점이 외면받는 이유는 복합적이지만 가격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비싼 임대료가 제품 가격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 보니 같은 제품값이 시내 및 인터넷 면세점보다 비싸다. 고액 임대료에 비해 효율이 떨어지는 유통채널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임대료가 비싼 인천공항이 인터넷 사업에 진출해 수수료까지 요구한다면 면세 사업자로서 부담은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시장 진출이 사실이라면 기존 인터넷 면세점과의 충돌은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면세업계 관계자는 “면세 사업권이 5년 단위인데 만약 오픈마켓처럼 서브 카테고리를 만들어 플랫폼 사업을 한다면 면세 사업자가 계속해서 바뀌는 등 사업 지속가능성(안정성) 문제도 있다”고 했다.

김하늬 기자 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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