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인물사전] 221. 조마리아(趙姓女)

입력 2017-10-26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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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다시없는 여걸,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趙姓女)는 안중근의 어머니로, “네(중근)가 만일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는 것을 불효라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조소거리가 된다. 너의 죽음은 너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한국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네가 국가를 위하여 죽는 것이 영광이다… 천주님께 기원할 따름”이라고 의연히 말하였다. 의친왕 이강(李堈)이 “세상에 다시 없는 여걸로 과연 범을 낳은 범”이라고 한 말이 무색하지 않다.

1862년 황해도 해주(海州)에서 출생, 안태훈(安泰勳)과 혼인하여 1879년 중근에 이어 정근, 공근, 딸(성녀)을 둔 어머니였다. 갑신정변이 실패한 뒤, 신천군(信川郡) 두라면(斗羅面) 청계동(淸溪洞) 산골로 은거하였다. 중근은 어려서부터 총명함과 강건함을 갖춰, 말 타고 활쏘기도 즐겨 하였다. 조마리아는 그의 기질을 존중해 키웠다. 남편이 동학농민 전쟁 중 김구와 인연을 맺은 것을 계기로, 그의 어머니 곽락원과 자매처럼 항일투쟁에 동참하였다.

남편과 사별한 뒤 평안남도 삼화항으로 이주한 그는 아들이 주도한 국채보상 운동에 크게 기여하였다. 1907년 5월 은금폐지부인회에 자신의 패물 은지환 두 쌍, 은투호 두 개, 은장도 한 개 외에도 대금 20원 등을 출연하였다. 심히 기울어진 가세보다도 먼저 나라를 걱정하였던 것이다.

중근이 순국한 뒤 가족은 노령을 거쳐 상하이로 망명하였다. 1913년에는 이강과 함께 중부 시베리아 흑하 상류의 알래스카 광산을 방문, 국민회와 광부들을 화해시키는 일에도 나섰다. ‘독립신문’은 1920년 1월 30일자에 “의사의 자당은 해외에 온 후로 거의 영일 없이 동은 해삼위(海蔘威)로, 서는 바이칼에 이르기까지 동포의 경성(警醒)에 종사하였다”고 했다. 러시아 동부 각지를 돌며 동포들의 독립과 민족의식 고취에 진력하였음을 알려준다.

상하이에 정착한 후에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항일독립 운동에 헌신하였다. 며느리 김아려와 함께 가족 20여 명 외에 임시정부의 김구를 비롯한 요인 등 여러 독립운동가 가족들의 살림을 도맡았다. 힘겨운 생활 속에 환자를 돌보아 주었고, 교포사회에 복잡한 사달이 일어날 때마다 어머니(성모 마리아)와 같은 넓은 마음과 인내로 타이르고 일깨웠다. 1926년 7월 안창호가 주도하여 조직된 상하이재류동포 정부경제후원회에는 조상섭(趙尙燮), 김순애(金淳愛) 등과 더불어 정위원이 되었다.

상하이에서 1927년 66세로 별세한 그의 장례는 프랑스 조계에 있는 천주교당에서 교민장으로 치러졌다. 안남[越南]인 묘지에 안장됐으나, 지금은 무덤조차 찾을 수 없게 되었다. 여성 독립운동가 정정화는 조마리아에 대해 “너그러우면서도 대의에 밝은 분이었다”고 회고하였다. 2008년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되었다.

공동기획: 이투데이, (사)역사 여성 미래, 여성사박물관건립추진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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