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전환' 롯데, 금융계열사 처리 고심...신 회장, 카드ㆍ캐피탈 보유 검토

입력 2017-10-2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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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14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에 나섰다. 당시 롯데가 최고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수가 유력하게 점쳐졌다. 그러나 당시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의 관록이 롯데를 앞선 것이 승패를 좌우한 요인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신 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금융회사 인수를 추진해 왔다. 최근 롯데카드가 베트남 테크콤파이낸스 지분 100%를 875억 원에 사들인 것처럼 금융업 전략은 축소보다는 성장에 무게가 있다. 노무라증권에서 일했던 신 회장 역시 금융업 애착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의 자본 확충 현안 등으로 삼성카드가 만약 매물로 나온다면 롯데 역시 인수 1순위 후보로 꼽힌다. 롯데 이외에는 신한금융지주, 신세계그룹 등도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카드가 사양산업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지만 롯데의 경우 그룹과의 시너지 차원에서 해당 부문을 육성하고 있다. 이 때문에 롯데카드 매각은 그룹이 재무적으로 최악의 상황일 때만 가능한 시나리오로 분석되고 있다.

업계는 롯데가 손해보험과 캐피탈도 보유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한다. 롯데지주는 롯데캐피탈 지분 25.6%를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 역시 2년 내에 처리해야 한다. 그러나 롯데캐피탈의 매각은 롯데카드 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다.

롯데캐피탈은 롯데카드와 마찬가지로 그룹과의 연관성이 깊다. 롯데캐피탈이 계열사에 제공하는 직접적인 여신은 5000억 원을 넘는다. 이 회사는 롯데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하는 PF사업장에 여신을 제공한다. 롯데캐피탈이 외부 매각할 경우 즉각적인 상환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향후 해당 차입금을 축소해야 할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카드와 마찬가지로 캐피탈도 신 회장이 지분율을 늘리거나 지주 밖 계열사로 주식을 매각하는 것이 고려될 전망이다.

롯데손해보험은 당장은 공정거래법에 따른 지분 처분 대상은 아니다. 이 회사의 대주주는 호텔롯데로 지분 23.7%를 보유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아직 지주사로 전환하지 않아 해당 지분은 매각 대상이 아니다.

다만, 신한금융지주가 롯데손해보험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함금융은 손해보험사가 없다. 이 때문에 신한금융이 지분 인수 프리미엄을 파격적으로 제시하면 롯데가 손해보험을 매각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반면 롯데가 과거 LIG손해보험을 인수하려 했던 경험이 있는 점과 롯데손해보험을 매각한다고 해서 재무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을 고려하면 굳이 팔 이유가 없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호텔롯데 등 롯데 계열사가 보유한 롯데손해보험 지분 53.8%의 가치는 2200억 원(PBR 0.72 적용) 수준이다.

롯데지주는 자회사의 추가 지분 확보 과제도 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자회사의 지분 20%(비상장사는 40%)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롯데지주는 롯데제과의 지분 12%를 추가 확보해야 한다. 호텔롯데와 롯데물산, 롯데케미칼, 롯데건설을 지주 체제로 끌어들이는 것도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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