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다음 달 3일 출시될 아이폰X(텐)의 생산 속도를 높이고자 안면 인식 기술 정확도를 줄이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애플은 의혹을 즉각 부인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5일(현지시간) 아이폰X가 생산 속도를 높이는 방편으로 안면 인식 기술, 즉 페이스 ID의 정확도를 떨어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현재 아이폰X가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이 명확해졌다고 전했다.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 듯 페이스 ID의 핵심인 도트 프로젝터 생산에 차질이 생겼다는 것이다. 도트 프로젝트는 사용자 얼굴에 적외선 빛을 이용해 3만 개의 점을 찍는 기술이다.
KGI증권의 밍-치 궈 애널리스트는 “아이폰X가 출시되는 날 200~300만 대, 연말 쇼핑 시즌에는 2500~300만 대가 출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애초 전망치 4000만 대를 크게 밑돈 수치다. 애플이 작년 한 해 동안 판매한 아이폰은 7800만 대다. 아이폰을 생산하는 대표적인 납품업체 폭스콘이 지난달 아이폰X의 생산라인에서 직원 200명을 감원하면서 아이폰X의 생산 속도가 떨어진다는 의혹은 기정사실화됐다.
블룸버그의 보도에 애플은 즉각 반박 성명을 내놓았다. 애플은 “페이스 ID 기능은 매우 간편할 뿐 아니라 강력한 안전을 보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페이스 ID의 품질, 정확성에 변경 사항은 없다”며 “페이스 ID로 잠금 해제에 실패할 확률은 백만 분의 1”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은 “아이폰X과 페이스 ID를 향한 고객의 관심은 놀라울 정도”고 덧붙였다.
도트 프로젝터를 생산하는 LG이노텍은 이날 “생산 초반에 물량 차질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LG이노텍의 김종호 연구원은 “생산 속도가 개선되고 있어 아이폰X의 출시 날짜를 맞추기에 공급량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LG이노텍과 함께 도트 프로젝터를 만드는 일본 샤프는 답변을 피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생산 지연으로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애플은 공급 차질을 종종 빚었으나 이는 애플워치와 같이 중요도가 비교적 떨어지는 제품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아이폰X을 향한 관심이 급증한 만큼 실망감도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페이스 ID 기능은 아이폰X가 주목도를 높인 대표적인 이유로 꼽힌다. 스마트폰 중 지문인식 기능을 최초로 도입한 애플은 페이스 ID로 한 단계 도약을 꿈꿨다. 앞서 조나단 아이브 최고디자인책임자(CDO)는 “이 기술은 우리가 5년간 연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 만큼 페이스 ID 기능이 아이폰X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