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거래소, ‘거래소 없는 거래소’ 된다…31년 역사 객장 닫기로

입력 2017-10-2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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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증권거래소가 27일(현지시간)을 끝으로 객장을 닫는다. 홍콩/AFP연합뉴스
▲홍콩 증권거래소가 27일(현지시간)을 끝으로 객장을 닫는다. 홍콩/AFP연합뉴스

닷컴버블과 사스 등 수많은 질곡을 헤쳐왔던 홍콩 거래소 객장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현지시간) 홍콩 증권거래소가 디지털화로 인한 대면 거래 감소로 1986년 설립 이후 31년간 거래를 이어오던 객장을 폐쇄한다고 보도했다. ‘거래소 없는 거래소’가 되는 셈이다.

홍콩 증권거래소 객장은 도쿄와 싱가포르를 비롯한 아시아의 주요 증권 거래소 중 마지막까지 명맥을 유지했으나 결국 시대의 변화를 거스르지 못했다. 객장 폐쇄는 세계적인 흐름이다. 런던에서도 거래소를 닫았으며 뉴욕 증권거래소는 마케팅 목적으로 개방을 이어오고 있다.

FT는 홍콩 증권거래소가 설립되고 객장이 문을 열 당시에는 대면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졌지만 1996년 디지털 거래가 시작되면서 오프라인 거래량이 급격히 줄었다고 설명했다. 은행과 가정 등에서도 주식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쇠퇴가 가속화했다고 덧붙였다.

2000년 600명이던 객장의 일일 트레이더 수는 최근 30명까지 줄었다. 1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객장은 점차 상징적인 존재로만 남아있었다. 벤 콴 KGI증권 이사는 “이제 거래소 객장은 단지 상징적인 장소”라면서 “외국 투자자들이 홍콩을 방문했을 때 데리고 가는 곳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의 회사는 최근 10년 동안 900개가 넘는 부스 중, 단 한 곳도 임대하지 않았다.

1980년대 후반부터 홍콩증시에 몸담아온 루이스 체 VC브로커스 이사는 “거래소는 홍콩 증시의 진화와 역사를 상기시키며 대표한다”면서 “이 장소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 측은 회의 주최 및 전시 장소 등으로 공간을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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