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비지니스는 무한대의 가능성이 마력(魔力)이죠”...글로벌 스포츠계의 ‘원더우먼’ 스마일 조시 마일스 대표

입력 2017-10-28 09:27 수정 2017-10-3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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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 등 글로벌 스포츠 홍보 및 마케팅 대행사 운영

▲지난해 마스터스 미디어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스마일 조시
▲지난해 마스터스 미디어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스마일 조시
“비지니스는 한계가 없어서 좋습니다. 일은 하면 할수록 새로운 일을 만나는 무한대의 가능성을 갖고 있는 ‘요술 방망이’ 같은 것이죠.”

웰링턴에서 만난 ‘워킹 맘’ 스마일 조시(33) 마일스 대표의 첫 인상은 ‘워킹 홀릭’이었다. 임신 7개월이나 된 몸을 이끌고 골프장을 종횡무진 누비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맡은 이번 업무는 뉴질랜드 로열 웰링턴 골프클럽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AAC)의 홍보 및 마케팅이다. 뉴질랜드와 호주를 제외한 미국부터 부탄까지 38개국에 보도 자료를 보낸다. 그리고 피드백을 해서 주최측인 오거스타 내셔널 회장 등에게 보고한다. 이 대회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과 영국왕실골프협회, 그리고 아시아-퍼시픽 골프협회가 공동주최한다.

“내년 1월이 산달인데 아직 일할만 합니다. 맡은 일이기에 최선을 다하고, 일하는 것이 휴식처럼 느껴져서 피곤한 것을 모릅니다.”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엄청난 열정이다. 그는 조금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중국 강소성 난통에서 외동딸로 태어나 주니어시절에는 탁구선수로 활약했다. 17세에는 국가상비군에 발탁될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발휘했다. 그러나 한구석에는 늘 ‘기자’라는 것이 도사리고 있었다. 5살 때 꿈이 바로 기자였던 것이다.

홍공과 미국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했고, 홍콩시티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으로 석사를 받았다. 세계뉴스를 커버하는 글로벌 기자가 되기 위한 초석이었다. 꿈을 이루기 위해 홍콩 ATV, 피닉스TV 인턴을 거쳐 CSTV에서 프로듀서로 일했다. 이때 자신만의 토크 쇼를 만들기도 했다.

▲스마일이 지난해 마스터스에 출전한 바바 왓슨과 인터뷰하고 있다.
▲스마일이 지난해 마스터스에 출전한 바바 왓슨과 인터뷰하고 있다.
인생이 원하는 대로만 된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뜻하지않게 가정사에 문제가 생겼다. 엄마가 병환으로 몸져누웠다. 아이도 생겼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자 이왕이면 좀더 큰물에서 놀자고 결심하고 회사를 차렸다.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된 셈이다.

기자생활을 접을 바에야 동종의 일을 찾아 만든 것이 2012년 스포츠전문마케팅 마일스(miles)다. 자본이 많이 없어도 됐다. 일에 대한 열정과 인맥, 그리고 전문지식만 갖고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보헤미안’ 기질이 있는 그에게 마케팅 사업은 전세계를 돌아다닐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무척 매력적이었다.

사실 그가 회사를 설립한데는 무엇보다 샐러리맨을 탈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2012년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이 인연이 됐다. 이때 그는 UK스포츠 마케팅에서 담당자로 일했다. 대회를 마친 뒤 대회 클라이언트가 그의 능력을 눈여겨 보고 일을 함께 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이 온 것이다. 그는 주저없이 바로 결정했다. 이때부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중책을 맡았다. 중국과 타이완, 홍콩, 마카오에 홍보 및 마케팅을 하는 일이었다. 지난해 마스터스 열린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임신한지 9개월이나 되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홍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리고는 10일후에 첫 딸 지니를 낳았다. 남들이 보면 ‘원더우면’ 쯤으로 생각했을 터.

아이를 출산한 다음날부터 다시 일을 시작했다. 산후조리보다 일이 우선이었다. 자신감이 생긴 상태에서 범위를 더 확대해보자고 결심했다. 보다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로열 웰링턴 클럽하우스 앞에 전시된 마스터스, 디 오픈, AAC 우승트로피앞에서 포즈를 취한 스마일
▲로열 웰링턴 클럽하우스 앞에 전시된 마스터스, 디 오픈, AAC 우승트로피앞에서 포즈를 취한 스마일
1년에 10개국 이상을 돌아다닌다는 그는 “무려 49개국이나 투어를 다녔어요. 업무를 겸해서 다니는 여행이 호기심 많은 저에게는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죠.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만나는 사람이 인맥으로 형성되더라고요. 물론 공을 많이 들였죠.”

미국 NBC 스포츠에서 편집장으로 일하는 인도계 미국인인 남편 순일 조시도 극적으로 만났다. 온라인으로 인연이 닿은 것이다. 그는 마스터스 대회전에 뉴욕에 놀러갔다. 남편이 큐빅 회원이었는데 그와 연결돼 이메일이 오갔다. 둘은 만나기로 약속했고, 선술집에서 술잔을 기울이다가 사랑에 빠져 결혼에 골인한 것이다. 조시도 스포츠분야의 능력을 인정받아 미국 최대의 프로그램 콩쿠르상인 스포츠 에미 어워드를 두 번이나 수상했다.

그는 2105년 ACC 우승으로 마스터스에 출전한 중국의 관텐량과 미디어 센터에서 같이 앉아 마스터스 관계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저녁 메인뉴스에서 스포츠를 전혀 다루지 않는 중국 관영TV CCTV가 오후 7시30분 프라임타임에 이것을 방송한 것. 이를 지켜본 그의 많은 지인들이 깜짝 놀라서 전화를 한 것이 아직도 가슴 설레고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스마일이 아시아-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에 출전한 중국선수들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스마일이 아시아-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에 출전한 중국선수들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그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저명한 고객들을 비롯해 마스터스, HSBC, 세인트 주드 클래식 등 20여개 대회의 홍보 및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비단 골프뿐만이 아니다. 그가 하는 일은 다양하다. 스포츠 전종목을 아우른다. 글로벌 PR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AAC,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하프마라톤 이벤트, 아이스하키 등이다. 또한 기업의 브랜드를 비롯해 의전, 브랜딩, 매체관리, PR 등을 하고 있다.

“앞으로 홍보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시대, 즉 디지털 PR로 넘어가죠. 얼마나 빨리 앞당길는지 시기가 문제입니다. 미디어 홍보도 이미 익숙해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등 다양한 디지털 매체로 변화를 하겠지요.”

지난해 AAC 대회 홍보차 한국을 방문했던 그는 안동찜닭과 치킨 바비규의 맛에 반했단다. 술을 즐기는 그는 한국 소주가 그만이란다.

2살짜리 딸 지니와 벌써 6개국을 다녔다는 그는 ‘세계일주’ 책 출판을 준비 중이다. 앞으로 스마일이 어떤 꿈을 꾸고, 어떤일을 벌일는지 행보가 궁금하다. 웰링턴(뉴질랜드)=안성찬 골프大記者 golfahn58@ (통역 및 정리 한국 PR 담당 강남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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