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혼합형(5년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근 한 달새 0.313∼0.44%포인트 상승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의 인상 폭이 가장 컸다. 국민은행의 30일 주택담보대출 가이드 금리는 연 3.73∼4.93%로 지난달 말(3.29∼4.49%)보다 0.44%포인트 높다.
금리 인상 행렬에 동참한 KEB하나은행은 이번 인상으로 심리적 저항선인 5%를 넘겼다. 30일 가이드 금리는 3.938∼5.158%로 지난달 말 금리 3.625∼4.845%보다 0.313% 포인트 높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3.67~4.78%), 우리은행(3.62∼4.62%), 농협은행(3.75∼4.89%)도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이전 수준 대비 0.32%포인트씩 인상했다.
은행들은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가 변동하면 이를 대출 상품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통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장 마감 기준 국고채 3년물과 5년물 금리는 각각 2.16%, 2.41%다.
최근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이 글로벌 경기 호조에 힘입어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면서 금리 상승세도 본격화됐다. 국책은행인 한국은행 역시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문제는 시중금리 인상으로 차주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국민은행 가이드 금리 중 최고치를 적용해 3억 원을 대출받을 경우 지난달 말 기준으로 대출받은 채무자는 연간 이자 부담액이 단순 계산으로 1347만 원인데, 이달 30일 대출 채무자의 경우 1479만 원이다. 한 달새 추가 부담금만 132만 원에 달한다.
금융당국 역시 은행들의 금리 인상 추세와 관련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시중 은행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불합리한 가격 책정이나 상품 판매행태에 대해 엄정 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김용범 부위원장은 27일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은행권 가계대출 동향 점검회의’에서 “최근 주요 선진국들이 통화정책을 정상화함에 따라 국내 역시 본격적인 금리인상 기조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며 “최근 일주일 새 주요 은행들의 가계대출 금리가 11~16bp 상승하는 등 차주들의 상환부담 확대가 일부 현실화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월 마련한 대출금리체계 모범규준을 차질없이 이행하는 등 대출금리를 합리적으로 산정하는 데 최선을 다해 달라”며 금융권의 자발적 동참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