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전까지 받는 공무원의 누계 소득이 민간 기업체에 비교해 최대 7억 8058만원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9일 한국경제연구원은 ‘공무원 시험이 퇴직 전 누계 소득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고용정보원의 대졸자 직업이동 경로조사에서 나타난 대졸 1년 후 퇴직자의 연소득에 물가 상승률, 정부와 민간 기업체의 입사 연령, 퇴직 연령, 임금 인상률 등을 적용해 퇴직 전 누계 소득을 산출했다.
공무원 취업자의 누계 소득은 공무원시험 준비로 인한 기회비용을 감안해도 민간기업 취업자에 비해 최대 7억 8058만원까지 높았다.
공무원 누계 소득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는 높은 임금 인상률과 늦은 퇴직 연령이 지목됐다. 처우 개선과 호봉 인상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공무원의 임금 인상률은 약 7% 수준으로 종사자 1000명 이상 규모의 대기업 평균보다 6.2%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퇴임 연령 또한 평균 56~59세로 나타나 대기업 평균인 52세보다 늦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무원이 상대적으로 낮은 초기 연소득과 늦은 입사 연령으로 인한 감소분보다, 높은 임금인상률과 늦은 퇴임연령의 상승분이 더 커 퇴직 전 누계 소득이 민간 기업체 종사자보다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공무원시험 준비 비경험자의 소득이 경험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졸업 1년 후, 대학교 재학 중 공무원시험 준비를 경험한 취업자의 연소득이 비경험자에 비해 최대 181만원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비경험자는 공개 채용 절차를 거쳐 정부 취직에 성공하더라도 연소득이 최대 255만원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시험 준비 경험 후 정부가 아닌 민간 기업체에 취직할 경우엔 비경험자에 비해 대졸 후 연소득이 최대 492만원 낮았다. 이러한 현상은 공무원시험 준비로 인해 민간 기업체가 선호하는 인적 자본의 축적 기회를 상실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민간 시장의 경쟁 촉진을 위해서는 공무원 보수 체계에 대한 정비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무원시험 준비 경험자 중 정부에 취직하는 비율은 10% 정도에 불과해 정부가 아닌 민간 기업체에 취직하는 취업자는 퇴직 전까지의 누계 소득을 감소시킬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윤상호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러한 결과는 공무원이 직장의 안정성뿐 아니라 금전적인 면에서도 민간 기업체에 비해 선호될 수밖에 없는 직종이라는 점을 시사한다”며 “민간 기업체에 비해 과도하게 설정된 정부의 보수 체계를 시급히 조정해 경제 성장에 친화적인 인적 자본의 배분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