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의 비트코인’ 11월 중순 태어난다…잇따른 비트코인 분열, 그 배경은?

입력 2017-10-29 14:19 수정 2017-10-3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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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가상통화 얻는 횡재에 ‘분열 버블’ 양상도…채굴업체들이 경쟁 줄어드는 이점에 분열 주도해

온라인 가상통화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의 분열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 세력을 중심으로 11월 중순에 비트코인에서 또 분열해 이른바 ‘세그윗2X’인 새 가상통화를 탄생시키려는 구상이 있다. 지난 8월 첫 분열로 나온 ‘비트코인캐시’와 최근 탄생된 ‘비트코인골드’를 고려하면 비트코인은 4개 통화로 분열되는 셈이다.

새 통화를 공짜로 얻으려는 투기자금의 유입으로 본가(本家)에 속하는 비트코인 가격도 대폭 올라 이른바 ‘분열 버블’ 양상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의 잇따른 분열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중국과 홍콩 등의 채굴업체들은 경쟁이 줄어든다는 이점에 이런 분열을 주도하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분석했다.

일본 가상통화 거래소를 대표하는 일본가상화폐사업자협회(JCBA)의 한 간부는 비트코인골드 출범을 앞두고 “아직 비트코인골드의 세부 사항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취급 여부를 판단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분열하면서 거래소들이 제대로 이를 구별하지 못하면 ‘리플레이 어택’으로 불리는 악의적인 공격 등으로 도난 사태가 발생하는 등 안전성이 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JCBA 측은 가상통화 거래소가 분열돼 새로 나온 비트코인 파생 통화들을 취급해도 될지 판단하는데 1개월의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거래소 측의 한탄에도 분열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 배경에는 우선 투기세력이 있다. 이론적으로는 비트코인이 쪼개지는 것이기 때문에 분열 전과 후에도 그 가치는 같아야 한다. 그러나 비트코인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기대로 투기자금이 계속 유입되면서 분열이 호재가되고 있다. 지난 8월 비트코인캐시로 분열된 이후에도 비트코인 가격은 두 배 이상 올라 최근 일시적으로 6100달러 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투기세력들이 계속해서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 신문은 2000년대 초반 일본 IT업체 라이브도어가 거듭되는 주식 분할을 무기로 회사 주가를 띄운 것과 이번 비트코인 분열이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이 분열을 주도하고 있다. 분열하는 방법은 쉽다. 비트코인 설계도인 소프트코드는 인터넷에 공개돼 있기 때문에 이런 코드를 복사하고 일부를 개선하면 쉽게 새 가상통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분열을 주도해 새 통화를 구축하면 다른 채굴업체들과의 경쟁이 배제된 상황이어서 그만큼 더 많은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커진다. 이에 채굴업체들이 분열에 재미를 붙이게 된 것이다. 지난 24일 시작된 비트코인골드로의 분열을 주도한 라이트닝ASIC라는 업체는 홍콩에 본사를 둔 채굴업체이다. 이 업체는 분열 전에 이미 채굴을 실시해 대량의 비트코인골드를 보유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중국과 한국 규제당국은 지난 9월 가상통화를 통한 자금조달인 신규가상통화조달(ICO)을 잇따라 금지했다. 실체가 없이 개인자금을 유치하려는 사기꾼들이 ICO를 이용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이에 ICO를 주도했던 사기꾼 집단이 이번에는 비트코인 분열에 손을 대는 것 아니냐는 경계의 목소리도 제기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비트코인은 ‘나카모토 사토시’로 자칭한 현재도 정체가 드러나지 않은 인물이 2008년 인터넷에서 발표한 논문에서 탄생했다. 나카모토 사토시는 비트코인 발행한도를 2100만 비트로 정했다. 당시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 세계 중앙은행들이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펼치던 시점으로 화폐 가치를 떨어뜨리는 이런 중앙은행 행보에 반발해 비트코인이 탄생한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런 초기 의도에 반해 분열이 잇따르면서 비트코인의 발행물량이 조금씩 늘고 있다며 이런 분열 버블은 비트코인 존립 기반 자체를 뒤흔들 수 있다고 신문은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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