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정부에서도 화두는 코스닥 시장이었다.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된 ‘창조금융’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생산적 금융’으로 이름이 바꾸었지만,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을 위해선 가능성 있는 신생 기업에 자본이 흘러들어 가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변하지 않은 셈이다.
그만큼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미래를 이끌어 나갈 혁신산업에 대한 투자가 필수적이다. 자본시장 역시 그 과정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통로 역할과 투자자에게 다양한 투자 기회를 마련해 주는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
다만 금융당국이 모험자본의 유치를 제도적인 측면에서만 접근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제도 변화만으로는 자본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어렵다는 것을 우리는 지난 정부의 경험에서 배웠다. 이전 정부에서는 모험자본의 활성화를 위해, 크라우드펀딩부터 코넥스 활성화까지, 할 수 있는 모든 제도를 정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많은 제도적인 변화를 추구했다.
하지만 올 초부터 시작된 상승장에서 코스닥과 코넥스는 철저히 소외됐다. 코스피가 2500선을 넘어서는 양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음에도 시중 유동성이 코스닥 시장으로 유입되지 않았다.
왜 이런 결과를 가지고 왔을까. 2013년 이후 코스닥 지수 상승률은 부동산 시장을 넘어섰지만, 기관투자자는 순매도를 지속했다. 금융당국은 코스닥 시장이 건전한 투자 시장으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자평했다.
결국 코스닥 시장의 신뢰와 이에 비롯되는 투자자 인식의 문제가 남는다. 금융위는 자본시장 본연의 역할 회복을 위해 코스닥 시장에 투자하는 기업과 투자자에게 세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코스피와의 종목을 균형 있게 반영한 신규 벤치마크 지수를 개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코스닥에 유망한 미래산업이 있다는 걸 알지 못해서가 아니라, 믿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