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동통신업계를 재편하려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야망이 물거품으로 끝나게 됐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자회사인 미국 4위 이동통신업체 스프린트와 3위 T-모바일US의 합병 논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31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손정의와 소프트뱅크 모두 합병으로 탄생하는 새 회사의 대주주가 되기를 원해왔으며 이에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도이치텔레콤은 새 회사의 대주주 지위를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T-모바일은 견실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어 도이치텔레콤 재무제표에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국제 회계법상에 따르면 대주주 지위를 유지해야 자회사 실적을 모회사 재무제표에 포함시킬 수 있다.
한편 소프트뱅크도 지난 27일 이사회를 열어 대주주 지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소프트뱅크 이사들은 인공지능(AI)과 관련된 각종 기기들을 연결시키려는 손정의 회장의 비전을 고려하면 이통사 대주주 자리를 포기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앞서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4년에도 스프린트와 T-모바일 합병을 추진했지만 독점을 우려한 규제당국의 반대가 확실시돼 이를 포기했다. 규제완화를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월 취임하면서 손정의 회장은 다시 의욕적으로 나섰지만 결국 좌절됐다.
이에 소프트뱅크는 스프린트의 네트워크 업그레이드에 좀 더 초점을 맞추는 한편 손 회장이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신흥 IT 기업과 스프린트의 인프라를 결합해 경쟁사와 차별화하는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신문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