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직격탄' 두산重, 자회사 '두산엔진' 매각 추진

입력 2017-10-31 10:43 수정 2017-10-3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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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주관사 크레디트스위스(CS) 선정 ... 한기평 “2022년후 매출 1조 감소”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탈석탄 정책으로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두산중공업이 자회사 두산엔진의 매각에 나섰다.

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두산엔진의 매각을 위해 최근 국내외 인수 후보자 수요 조사를 진행중이다. 매각 주관사에는 크레디트스위스(CS)가 선정됐다.

두산엔진은 과거에도 시장에 매물로 나온 적이 있다. 당시 일부 기업이 인수 의향을 밝혔지만, 두산그룹이 두산엔진 매각 가격으로 1조 원 이상을 원해 거래는 성사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두산그룹의 매각 의지가 강해 거래 성사 가능성이 높다. 두산그룹은 내년 안에 두산엔진 매각을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두산그룹이 두산엔진 매각을 결정한 배경에는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 악화가 있다. 두산중공업은 두산엔진 지분 42.66%를 보유한 대주주다. 이 회사의 올해 상반기 기준 총 차입금은 10조 9152억 원이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265.6%에 달한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기준 이자비용으로 2471억 원을 지출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탈석탄 정책으로 두산중공업의 급격한 매출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두산엔진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한국기업평가는 30일 두산중공업의 신고리 5·6호기 공사가 끝나는 2022년 이후 이 회사의 매출이 1조 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두산중공업의 2016년 개별 기준 매출액 4조7053억 원 가운데 원자력은 6377억 원(13.6%), 화력은 6978억 원(14.8%)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두산엔진의 인수 후보는 아직 뚜렷한 윤곽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일본 기업과 국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인수 후보로 꼽히지만 선박 엔진 사업의 미래가 불확실한 만큼 인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은 아니다. STX엔진 인수에 나섰던 한앤컴퍼니와 키스톤PE, 소시어스PE 등이 거론되고 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두산엔진 매각은 탈원전 정책 때문이라기 보다는 그룹의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이다”고 말했다.

10월 30일 종가 기준 두산엔진 지분 42.66%의 지분가치는 1223억 원이다. 지분 가치를 100%를 환산한 뒤 여기에 올해 상반기 말 순차입금 2555억 원을 더하면 기업가치(EV)는 5500억 원 수준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두산엔진의 총 매각가격은 7000억~8000억 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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