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전에 털자" 남은 두 달 분양시장 ‘밀어내기’

입력 2017-10-3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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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DTI 등 내년 1월 시행…11·12월 10만3천여 가구 분양

▲27일 문을 연 서울 강동구 ‘고덕 아르테온’의 견본주택에는 주말에만 총 4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들었다.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과 관련한 대출규제가 내년 본격적으로 시행되는데다 일반분양 물량이 많았던 점이 청약 열기를 이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사진=김정웅기자 cogito@
▲27일 문을 연 서울 강동구 ‘고덕 아르테온’의 견본주택에는 주말에만 총 4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들었다.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과 관련한 대출규제가 내년 본격적으로 시행되는데다 일반분양 물량이 많았던 점이 청약 열기를 이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사진=김정웅기자 cogito@

건설업계가 내년 대출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전에 남은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대거 분양에 나서고 있다. 신(新)DTI와 중도금대출 보증한도·비율 축소 등 가계부채 대책이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어 시장이 얼어붙기 전에 잔여 분양 물량을 털어내려는 움직이 포착되고 있다.

31일 부동산114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남은 두 달 전국에서는 총 10만3165만 가구가 분양시장에 쏟아진다. 지난해 나온 9만3352가구보다 약 1만 가구 많다.

11월에는 6만2352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이달 초 황금연휴로 분양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하지 못한 사업장들이 11월로 일정을 옮기면서 물량이 증가했다. 비수기에 돌입하는 12월에도 4만813가구가 분양시장에 대기 중이다.

그러나 두 달간 실제 분양 물량은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24일 발표한 가계부채 대책의 골자인 신DTI가 내년 1월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어서다. DTI는 연간 갚아야 할 대출 원리금이 연소득의 일정 비율을 넘지 못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신DTI는 기존 주택대출의 원금까지 합산해 대출한도를 따진다. 이미 주택대출을 보유한 다주택자들은 DTI가 높게 산출돼 대출 가능 금액이 대폭 줄게 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대출 보증한도도 수도권의 경우 6억 원에서 5억 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중도금 대출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해 보증기관 보증비율은 기존 90%에서 80%로 축소된다. HUG의 중도금 대출 보증 비율이 지난해 100%에서 90%로 줄어든데 이어 다시 80%로 낮아지면서 금융권의 집단대출 심사는 더 까다롭게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빚을 내 집을 사기가 그만큼 어려워진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이번 가계부채 대책의 각종 규제들이 내년 1월 시작돼 시장이 다소 위축될 것으로 보이면서 데드라인에 걸쳐 있는 단지들은 최대한 연내로 앞당겨 분양을 진행할 것”이라며 12월 물량이 예상보다 많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출규제 부담에 내집 마련에 나서는 수요자들의 움직임 역시 빨라질 전망이다. 교통·교육 등 입지가 좋은 곳은 청약자가 대거 몰릴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 실제 정부 규제 방안이 발표된 후 강남4구에서 처음으로 분양된 ‘고덕 아르테온’(고덕주공3단지 재건축)은 주말에만 4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당장 11월에 서울 뉴타운, 과천 재건축, 경기 택지지구 등 흥행 가능성이 높은 단지들이 줄줄이 나올 예정이어서 열기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투기과열지구는 청약시장 문턱이 높아지고, 입지가 좋은 곳은 가점이 높은 수요자들이 몰릴 가능성이 커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장 팀장은 “분양 물량도 늘고, 수요자들 역시 그나마 대출이 쉬운 올해 청약시장에 서둘러 나올 공산이 크다”면서 “특히 입지가 뛰어난 단지에 가점 높은 청약자의 쏠림현상이 심화돼 상대적으로 여건이 떨어지는 단지들은 청약수요가 예상보다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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