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IB 이달 출범 가시화…첫 주자는 ‘한국투자증권’ 유력

입력 2017-11-02 08:57 수정 2017-11-0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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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선물위원회가 초대형 투자은행(IB)를 신청한 5곳 중 가장 먼저 한국투자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 안건을 상정했다. 이에 따라, 국내 최초의 ‘초대형IB 1호’ 타이틀은 한국투자증권이 거머쥘 것이 유력하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1일 오후 정례회의를 열고 대형 증권사 5곳이 신청한 초대형IB 지정안과 단기금융업 인가 안을 상정했다.

앞서 지난 7월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의 요건을 갖춘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5곳이 금융위원회에 초대형IB 인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초대형IB의 핵심 업무인 단기금융업 인가 안건은 한국투자증권만 유일하게 심의 대상에 올랐다. 단기금융업은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자기 어음을 발행할 수 있는 발행어음 사업으로, 이를 통해 증권사들은 자금을 조달, 기업금융 등을 할 수 있다.

이날 증선위를 거친 초대형IB 지정안과 단기금융업 인가 안은 이르면 다음주 8일 열릴 예정된 금융위 정례회의로 넘어가 의결을 거친다. 이 안건이 통과되면 이달 안에 초대형IB가 출범할 전망이다. 이렇게 될 경우, 한국투자증권은 단기금융업 인가를 통해 사실상 온전한 모습을 갖춘 첫 초대형IB가 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 3589억 원, 순이익 2706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개선된 실적을 거뒀다. 특히 자기자본이익률(ROE) 12.7%를 기록하며 국내 대형 증권사 중 최고의 수익성을 기록했다. ROE는 투입한 자기자본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는 자본의 효율적 활용과 수익 창출이라는 초대형IB가 갖춰야 할 경쟁력 중 하나다.

반면, 나머지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KB증권은 금감원이 단기금융업에 대한 심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어 관련 안건에 오르지 못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들어 대규모 손실 상품 판매, 전산장애 관련 과태료 처분 등 금감원으로부터 증권사 중 가장 많은 건수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아울러 NH투자증권 등도 한국증권금융의 예수금으로 운용되는 머니마켓랩(MMW)에 예치하고 이에 따른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이유로 금감원 제재를 받은 바 있다.

특히 삼성증권은 대주주 격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으로 지난 8월 심사가 보류된 상태다. 금융위가 인가 심사를 보류한 것은 당시 이 부회장이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 절차가 진행 중이었던 만큼,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초대형IB를 신청한 증권사들의 제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인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따라서 이 모든 제재가 초대형IB 입성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당초 금융당국의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탄생시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은 ‘반쪽짜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증권사 5곳 중 심사가 완료된 한국투자증권부터 올려 심의하고, 다른 3곳은 심사를 좀 더 진행한 후 심사 대상에 올릴 예정”이라며 “금융위 의결 등의 절차 마무리와 증권사들의 초대형IB 출범 준비가 완료되면 영업은 바로 시작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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