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가상화폐 채굴기기 실험 배경은

입력 2017-11-02 09:34 수정 2017-11-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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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달 미국 삼성전자 개발자 콘퍼런스 회의에서 공개한 폐 스마트폰을 산처럼 쌓아놓은 장비는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짧아지면서 가치 있는 스마트폰이 버려지는 것에 대해 고민하던 삼성전자는 C랩의 과제 중 하나로 ‘폐 휴대전화를 활용한 업 사이클링’을 채택해 폐 스마트폰을 활용한 비트코인 채굴 장비를 개발했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는 컴퓨터를 이용해 어려운 수학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생성된다. 단기간 많은 가상화폐가 발행돼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을 막고자 문제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컴퓨팅 능력을 높이는 핵심부품인 고성능 그래픽카드는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전문 채굴자들은 그래픽 카드를 병렬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것에 착안해 삼성전자 C랩 엔지니어링팀은 폐 스마트폰인 갤럭시S5 40개의 그래픽 카드를 활용해 비트코인을 채굴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했다. 여러 개 기계를 한꺼번에 연결해 멀티코어 연산기계를 만든 것이다.

해당 기계를 개발한 C랩은 창의적 조직문화 확산과 임직원의 사업 아이디어 발굴·지원을 위해 2012년 도입된 삼성전자의 사내 벤처 프로그램이다. C랩은 11월 2일 기준 누적 180개 과제가 추진됐고, 완료된 143개 과제 중 32개 과제가 스핀오프됐다. 과제 유형은 교육·사회공헌·아동·교통·보안 외에 요즘에는 사물인터넷(IoT)·헬스케어·VR·AR·빅데이터 등의 주제가 제안되고 있다.

과제들은 통상 1년을 수행기간으로 설정하며, 스타트업으로 독립된 과제에 삼성전자는 적게는 5억 원에서 최대 10억 원에 달하는 창업지원금과 투자금을 집행한다. C랩에서 개발한 기술 라이선스는 삼성전자가 가지고, 이를 스타트업에 유상으로 대여한다.

삼성전자는 단순히 실험 차원에서 이번 가상화폐 채굴 기기를 개발했지만, 코스닥 상장사들은 수익성을 올리기 위해 가상화폐 관련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옴니텔은 올해 초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을 운영하는 비티씨코리아닷컴에 24억 원을 투자해 8.89%의 지분을 확보했다. 옴니텔은 비트코인을 활용한 송금 서비스 사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혀 비트코인 수혜주로 분류됐다.

통신장비업체 포스링크는 자회사를 통해 새로운 가상화폐 거래소를 열 계획이라고 밝히자 관련 수혜주로 분류됐다. 자회사 써트온을 통해 운영 중인 가상화폐거래소 '코인링크'의 베타서비스를 종료하고 11월 중 그랜드오픈에 나선다.

드림시큐리티는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에서 이용되는 본인 인증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드림시큐리티는 코빗 이외에도 다른 비트코인거래소에도 공급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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