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벤처기업 직원이 회사에서 받은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소득에 대해 연 2000만 원까지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게 된다. 2006년 폐지된 스톡옵션 비과세 특례가 11년 만에 부활하는 것이다. 또 엔젤투자와 우리사주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도 확대되며 혁신창업 지원 차원에서 3년 내 10조 원 규모의 혁신모험펀드가 조성된다.
정부가 2일 발표한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방안’에는 이러한 내용의 ‘벤처투자자금 증대 방안’이 담겼다. 여기에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성장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선 혁신창업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투자의 성장과실이 공유될 수 있도록 자금과 세제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판단이 깔렸다.
우선 정부는 벤처투자 확대 등을 위해 스톡옵션비과세 등 4대 세제지원 패키지를 도입하기로 했다.
창업자, 신기술사업자, 벤처기업 직원 등이 일정 가격으로 매수한 주식에서 시세 차익을 얻었을 때 소득세를 깎아주는 벤처기업 스톡옵션 비과세 제도는 10년 만에 부활된다. 2006년 폐지됐지만 핵심인재의 혁신기업 유입을 촉진하는 효과가 높다는 점에서 벤처업계에서 지속적으로 부활을 요구해 왔다. 특히 정부는 스톡옵션으로 시세차액을 얻었을 때 비과세 혜택이 적용되는 범위가 과거 3000만 원이었지만 이번에는 2000만 원으로 줄었다.
은퇴자ㆍ선배벤처 등의 창업기업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엔젤투자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도 대폭 늘어난다. 엔젤투자는 기술은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창업 초기의 신생 벤처기업들에 개인이 자본을 투자하는 것으로, 엔젤투자의 소득공제를 확대, 자금이 부족한 창업 초기의 신생 벤처기업들에 대한 개인 투자를 늘려 벤처 활성화를 돕겠다는 취지다.
구체적으로 소득공제 100%를 받을 수 있는 투자금 범위가 1500만 원 이하에서 3000만 원 이하로 확대된다. 투자금 5000만 원 이하는 50%에서 70%로 공제 폭이 늘어난다.
정부는 창업자-근로자의 동반성장을 지원하고자 근로자의 우리사주 출자금에 대한 소득공제도 400만 원에서 1500만 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공모창투조합에 대해서도 일반국민의 손쉬운 벤처투자를 위한 운영기반을 정비한 후, 창투조합과 동일한 조건으로 투자 주식의 양도차익에는 비과세를 적용하고 개인 출자금은 10% 소득공제 혜택을 줄 방침이다.
국내 모험자본 공급도 대폭 늘린다. 앞으로 3년간 10조 원 규모의 혁신모험펀드를 신규 조성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혁신모험펀드는 성장단계별 투자대상에 따라 모태펀드와 성장사다리펀드에 설치ㆍ운영되며 보통주 투자비중을 확대해 모험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가 재정과 정책금융 출자 등을 통해 3조원 안팎의 재원을 마련하고 민간에서 7조원 정도 매칭 방식으로 더해 총 10조원 규모 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혁신모험펀드와 연계된 대출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신ㆍ기보 등 정책금융기관과 민간자금이 혁신모험펀드 투자기업 등에 20조 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벤처 투자 독려를 위한 과감한 규제 개선도 이뤄진다. 금융ㆍ보험업, 부동산업, 도박업 등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 크라우드펀딩을 허용하고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기업당 연간 자금조달 한도(현재 7억 원)를 소액공모 한도(현재 10억 원) 확대와 연계해 높이는 방안이 검토된다.
정부는 신규 사업자들의 창업투자 시장 진입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창투사의 자본금 요건을 50억 원에서 20억 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자격증과 학위가 없더라도 창업과 관련 투자 경험만 있어도 전문인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자격요건도 완화된다.
아울러 현재 벤처법, 창업법 등에 분산된 벤처투자 관련 제도를 '벤처투자촉진법'으로 통합하고 규제적용도 최소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