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 ‘전문의약품 반등’..동아에스티의 실적회복과 숙제

입력 2017-11-02 13:50 수정 2017-11-06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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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연속 전문약 매출 상승세로 부진 탈출 신호탄..대형 캐시카우 발굴 시급

동아에스티가 모처럼 실적 회복세를 나타냈다. 주력 사업 영역인 전문의약품 부문에서 신제품을 앞세워 3분기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박카스를 앞세운 해외사업도 힘을 냈다. 다만 지속적인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대형 신제품의 발굴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아에스티의 3분기 영업이익은 15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49.0% 늘었고 매출액은 1438억원으로 5.5% 증가했다.

그동안 지속된 실적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회사 입장에서는 고무적인 성적표다. 지난 2011년 3분기 전문의약품 매출은 1359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4분기에 661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5년만에 절반 이하 수준으로 감소했다.

올해 들어 전문의약품 매출은 지난해 4분기 이후 3분기 연속으로 상승하며 지난 3분기 81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2.5% 늘었지만 지난해 말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업무 제휴로 약 50억원의 분기 매출 공백이 발생한 것을 감안하면 성장폭은 더 크다는 분석이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2010년 GSK와 업무 제휴를 통해 제픽스, 헵세라, 세레타이드, 아바미스, 아보다트 등 5개 품목을 공동으로 판매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전략적 제휴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공동판매를 중단키로 결정했다.

▲분기별 동아에스티 전문의약품 매출 추이(단위: 억원, 자료: 동아에스티)
▲분기별 동아에스티 전문의약품 매출 추이(단위: 억원, 자료: 동아에스티)

동아에스티의 전문의약품 매출이 3분기 연속 상승한 것은 지난 2013년 3월 출범 이후 처음이다. 동아에스티는 옛 동아제약의 분할 이후 신설된 법인으로 전문의약품과 해외사업 등을 담당한다.

최근 내놓은 신제품이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 6월 발매한 손발톱무좀치료제 ‘주블리아’가 9월까지 27억원어치 팔렸다. 지난 2014년 일본 카켄제약이 개발한 주블리아는 '에피나코나졸' 성분의 바르는 손발톱무좀치료 신약으로 동아에스티가 대형 품목으로 육성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도입했다.

당뇨신약 ‘슈가논’이 전년동기대비 58.8% 증가한 18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크리스탈지노믹스로부터 판권을 확보한 소염진통제 ‘아셀렉스’는 1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올해 누적 매출 40억원을 넘어섰다.

제네릭 제품 중에는 고지혈증치료제 ‘리피논’은 3분기에 48억원의 매출로 10.4% 증가했다. 항혈전제 ‘플라비톨’은 53억원어치 팔리며 전년동기대비 10.4% 상승했다.

해외 수출은 지난해보다 3.3% 증가한 355억원을 기록했고, 캔박카스의 매출은 160억원으로 8.8% 증가했다.

▲동아에스티 해외사업과 박카스 수출 실적 추이(단위: 억원, 자료: 동아에스티)
▲동아에스티 해외사업과 박카스 수출 실적 추이(단위: 억원, 자료: 동아에스티)

다만 동아에스티가 실적 개선이 지속되려면 기존 제품의 매출 공백을 만회할 대형 간판제품 육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실 동아에스티는 간판 제품 ‘스티렌’의 매출 하락세를 시작하면서 회사 매출도 내리막을 탔다. 지난 2002년 출시된 천연물의약품은 ‘스티렌’은 한때 연 매출 800억원대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2013년 종근당, 제일약품 등이 스티렌과 똑같은 쑥을 원료로 제조방법만 일부 바꾼 개량신약을 발매하고 빠른 속도로 스티렌의 시장을 잠식했고 2015년 80여개사가 스티렌의 제네릭을 내놓았다.

2011년 보건당국이 건강보험 재정 절감을 위해 진행한 유용성 검증 지시 이후 6년간의 공방 끝에 스티렌은 적응증 중 ‘위염 예방’에 대한 급여가 삭제됐고, 그동안 보험약가는 반토막이 났다. 200억원을 웃돌던 스티렌의 분기 매출은 지난 3분기 48억원으로 떨어졌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스티렌의 용량을 늘려 복용 횟수를 줄인 ‘스티렌투엑스’를 발매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반등세가 나타나지 않는 실정이다.

동아에스티의 자체개발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도 비아그라, 시알리스 등의 특허만료 이후 값싼 제네릭이 무더기로 등장하면서 시장에서의 입지가 크게 좁아진 상태다.

경쟁업체들이 대형 신제품을 꾸준히 발굴하며 간판 의약품의 세대교체를 이끄는 것과 달리 동아에스티가 최근 내놓은 의약품 중 연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사례를 찾기 힘들다.

유한양행의 경우 2015년 이후 발매한 복합제 ‘듀오웰’과 ‘로수바미브’가 올해 3분기까지 각각 121억원, 15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했다. 한미약품도 기술료 수익과 함께 ‘아모잘탄’, ‘로수젯’, ‘로벨리토’ 등 복합제가 내수 시장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

동아에스티 측은 향후 추가 신제품의 장착으로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지난달부터 광동제약이 도입한 비만치료제 ‘콘트라브’의 공동 판매를 시작했다. 광동제약이 미국 바이오업체 오렉시젠으로부터 수입한 콘트라브는 201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2015년 유럽의약품청(EMA)에서 승인받은 자율신경제제 식욕억제제로 '날트렉손'과 '부프로피온'을 결합한 복합제다.

동아에스티는 다케다제약이 개발한 고혈압치료제 ‘이달비’를 내년 초부터 발매할 계획이다. 이달비(주성분 아질사르탄메독소밀칼륨)는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 Angiotensin II Receptor Blocker) 계열의 새로운 고혈압치료제다. 미국, 유럽, 러시아 등에서 판매 중이며 국내에서는 다케다제약이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슈가논과 아셀렉스는 경쟁 심화로 상승세가 더디지만 조금씩 시장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다양한 신제품 발굴과 기존 제품의 매출 회복으로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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