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2일(현지시간) 영란은행은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사상 최저인 0.25%에서 0.5%로 0.25%포인트 올렸다. 위원 9명 중 6명이 금리 인상에 찬성한 결과다. 영란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지난 2007년 7월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영란은행은 기준금리는 올렸으나 4350억 파운드(약 635조4480억 원) 규모의 국채 매입과 100억 파운드 규모의 회사채 매입 등 양적 완화 한도는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영란은행은 성명을 통해 내년에 인플레이션율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통화 정책 만으로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의 부정적인 영향을 막기 충분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금리 인상은 최근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웃돈 탓으로 풀이된다. 작년 브렉시트 국민 투표 이후 파운드화가 급락해 영국으로 수입되는 물건의 가격이 올랐고, 이는 물가 인상 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상승 속도가 빨라지면 소비자들에게 압력이 되고, 이는 영국의 경제 성장 속도를 더 늦출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나이트프랭크파이낸스의 사이먼 개먼 애널리스트는 “기준금리가 인상된 지 10년이나 지났기 때문에 많은 영국의 차입자들이 오늘 주택 담보 대출 금리의 인상을 처음으로 경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란은행의 마크 카니 총재는 “브렉시트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와 무관하게 영란은행은 금융 시스템을 안전하게 통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가계와 기업이 브렉시트 여파로 공황상태에 놓이면 중앙은행의 접근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금리변경 시 브렉시트 협상 결과를 고려할 것이라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