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왕서방’…상가,임대료 상승 기대감↑, 부동산 투자는 ‘글쎄’

입력 2017-11-0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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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관계에 따뜻한 바람이 불면서 중국인들이 많이 찾았던 상권들이 임대료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중국의 역외 부동산 투자 규제가 강화된 만큼 중국인의 국내 부동산 투자까지 활성화될지는 미지수란 것이 현장의 설명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인이 주 고객인 상권들은 올 들어 손님이 줄면서 임대료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장 눈에 띈 침체를 겪은 지역은 서울 강남권이다. 부동산114는 이번 3분기(7~9월) 강남권 주요 상권인 신사역(-4.8%), 압구정(-2.0%), 강남역(-7.5%)의 임대료 하락을 발표했다. 신사동의 한 중개업자는 “신사동은 큰 흐름에서 공실이 늘고 임대료가 조금씩 하향 조정되는 추세였다”며 “여기에 중국인 관광객까지 오질 않아 찬물을 뒤집어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한중 관계 복원 소식에 한시름 덜었다는 반응이다. 압구정의 한 중개업자는 “중국인 관광객 발길이 뜸해진 이후로 건물주는 임대료를 한 번 내리기 시작하면 끝이 없을까 싶어 공실로 그냥 두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관계 회복을 계기로 상권도 같이 살아나면 좋겠다”고 전했다. 실제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압구정은 3분기 중대형상가 공실률이 16.6%로 전 분기보다 3.5% 상승했다.

서울의 중심인 명동 역시 한한령(限韓令)의 직격탄을 맞은 상권이다. 명동의 3분기 중대형상가 임대료는 전 분기보다 2.4% 감소한 ㎡당 27만 원이다. 명동의 한 중개업자는 “한한령 이후 화장품매장은 점포를 많이 내놨다”며 “아직 변화가 체감되진 않지만 다들 시간이 지나면 주변 상권이 다시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주 속 중국’ 연동의 바오젠 거리는 한한령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뜸해졌다.

신애복 제주도소상공인연합회장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사라지면서 국내 관광객이 그 자리를 메운 상황이라 고객 다변화에 힘쓰고 있다”면서도 “거리에 여전히 많은 중국 특화 점포들은 관계가 회복될 날만 기다리며 근근이 버티는 실정”이라고 귀띔했다.

중국인이 투자한 국내 부동산 가운데 절반 이상(52.3%)을 차지하는 제주 지역에 다시 ‘왕서방’ 바람이 불까에 대한 물음엔 ‘글쎄’라는 답이 돌아온다. 제주의 한 중개업자는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인 투자가 위축된 점도 있지만 제주도 부동산값이 오를 만큼 올라 수요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게다가 중국의 역외 부동산 투자 흐름은 전반적으로 꺾인 상황이다. 8월 중국 정부는 역외 부동산 투자를 제한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실제 이와 맞물려 중국의 3분기 역외 부동산 투자 규모(약 2조7839억 원)는 전년 동기보다 51%가량 감소해 반 토막이 났다.

이에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중국 투자자들이 정부의 강도 높은 제재를 받는 부동산 분야 대신, 정부의 지원을 받는 물류나 영국의 실버산업 등으로 관심을 돌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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