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서 무역적자에 중국산 불매 운동...영국산 불매했던 간디의 후예가 주도

입력 2017-11-03 15:54 수정 2017-11-0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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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100년 만에 ‘스와데시’가 재등장했다. 스와데시란 20세기 초 영국에 저항해 벌인 인도의 국산품 애용 운동이다. 중국산 저가 수입품 홍수로 인도는 또다시 스와데시를 외치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산 저가 상품이 인도 경제를 장악하면서 무역 불균형이 심해지자 인도에서 중국산 불매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전했다.

지난달 인도에서는 힌두교 최대 축제 ‘디왈리’가 열렸다. 빛의 축제로도 불리는 이 기간에는 작은 등불을 켜 집과 마을을 환히 밝히는 전통이 있다. 인도 북부 산업도시 노이다의 한 상인은 올해 판매된 등불의 대부분이 중국산이라고 설명했다. 인도산 등불 가격이 중국산의 두 배나 되기 때문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프로젝트를 3년 동안 추진하고 있지만 중국 제조업의 우위를 뛰어넘기에는 역부족이다. 지난 10년 사이 인도의 대중 무역적자는 9배 증가해 지난해 490억 달러(약 54조5713억 원)를 기록했다.

인도 제조업의 경쟁력이 낮은 탓이다. 홍콩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루이스 쿠지스 아시아 담당 수석은 “무역 불균형은 인도 제조업이 발전하지 못한 데서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적 여건도 걸림돌이다. 쿠지스 수석은 “제조업을 발전시켜 경제를 성장시킨다 해도 인도 경제는 경상 수지 적자 확대와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성장에 제약을 받을 것”이라면서 “지난 10년 동안 인도의 급속한 성장으로 적자와 인플레이션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무역 불균형이 정책 추진 폭을 제한한다는 점도 당국을 난감하게 하고 있다. 런던 킹스칼리지의 하쉬 팬트 교수는 “중국산 수입 홍수는 인도 제조업의 확장을 꾀하는 모디 정부의 우선순위와 충돌한다”면서 “중국과 인도의 경제적 연결은 특이 사항이 아니지만 경제 구조조정을 하려는 정책 입안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중국산 불매 운동이 번지고 있다. 인도 집권 여당인 인도인민당(BJP)과 연관된 경제정책그룹 ‘스와데시 자그란 만치(SJM)’는 지난달 29일 뉴델리에서 중국 제품의 강세에 반발하는 집회에 나섰다. 집회에는 10만 명이 모였으며 참가자들은 인도 국기를 들고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얼굴이 그려진 포스터에 엑스(X) 표시를 그렸다. SJM을 이끄는 아룬 오자는 “우리 청년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우리는 중국산 상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SJM은 “불매운동은 두 번째 경제 독립운동”이라 주장했다. 인도와 중국의 국경 분쟁도 반중 정서를 부추겼다.

‘메이크 인 인디아’의 앞날은 어둡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의 외국인직접투자(FDI)는 600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중국산 수입은 감소하지 않았으며 제조업에서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인도의 세제도 수입품 소비를 부추긴다. 싱가포르국립대 남아시아연구원의 아미텐두 팔릿 선임연구원은 “인도의 세금 제도가 비효율적”이라며 “상품·서비스세 부과 후에도 국산을 사는 것보다 수입품이 더 저렴하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아이러니하게도 메이크 인 인디아 프로젝트의 안내 브로셔를 담아 배포된 USB조차 중국산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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