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경기도 여주 솔모로 컨트리클럽(파70·6652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인 카이도시리즈 카이도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5억원) ‘무빙데이’3라운드.
‘불곰’ 이승택(22·캘러웨이)에게 드라마틱한 일이 벌어졌다. 한번은 운이 따랐지만 두번째는 운이 없었다.
행운을 준 홀은 6번홀(파5). 2온기 가능한 이홀에서 장타자인 이승택은 유틸리티 클럽으로 티샷을 했다. 볼은 밀려 우측 OB(아웃 오브 바운스)지역으로 날아가더니 언덕 맞고 도를 탔다. 떼굴떼굴 굴러가다가 페어웨이로 안착. 거의 80야드나 더 나갔다. 짧은 아이언을 잡아 가볍게 2온. 핀앞에 볼이 낙하하며 이글기회를 잡았다. 아쉽게 버디에 머물렀지만 선두경쟁은 벌인 이형준(30·JDX스포츠)이 OB로 인해 더블보기가 된 것을 감안하면 버디도 감사해야 했다.
불운이 닥친 홀은 16번홀(파5)에서 찾아왔다. 티샷한 볼이 우측으로 밀리면서 나무를 맞았다. 숲속에서 앞으로 나올 수 없자 15번홀로 일단 레이업했다. 그린까지는 남은 거리는 197야. 앞은 장대숲이 가리고 있다. 나무를 넘기지 못하면 OB였다. 세번째 샷한 볼은 16번홀 페어웨이로 보냈다. 네번째 친 볼은 그린을 잘 찾았다. 하지만 보기였다.
이승택의 생애 첫 우승이냐, 개막전 우승자 맹동섭(30)의 최종전도 우승이냐.
맹동섭이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1타를 줄여 합계 8언더파 202타를 쳐 전날 단독선두였던 이승택
을 끌어 내리고 단독선두에 나섰다. 맹동섭은 이날 14번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하고도 남은 4개홀에서 3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순위를 끌어 올렸다.
개막전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우승한 맹동섭은 1993년 박남신(개막전 매경오픈·최종전 챔피언시리즈) 이후 24년 만에 코리안투어 한 시즌 첫 대회와 마지막 대회를 우승하는 진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승택은 1타차로 이날 3타를 줄인 박일환(25·JDX멀티스포츠)과 공동 2위에 올랐다.
이날 선수들이 스코어를 줄이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지키기만 해도 선두그룹에 올라 우승을 노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재미난 사실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경쟁에 뛰어든 선수들이 맹동섭을 제외하고 모두 생애 첫 우승이라는 것이다.
우승없는 선수 중 선두권에 오른 선수는 이승택을 비롯해 2주 연속 준우승한 최민철(29), 박일환, 최고웅(30) 등이다.
첫날 신들린 샷으로 60타를 친 이형준은 이틀 동안 모두 스코어를 잃어 우승권에서 멀어졌지만 제네시스 대상포인트에서 막판 뒤집기 기회를 만들었다.
대상 1, 2, 3위를 달리고 있는 최진호(33·현대제철), 이정환(26·PXG), 이형준이 합계 3언더파 207타로 나란히 공동 9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