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우리은행, 작년 말 채용비리 연루 인사 승진 논란

입력 2017-11-06 11:22 수정 2017-11-06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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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선임부문장에게 행장 업무 위임… 임추위는 차후 논의

우리은행이 지난해 12월 말 채용비리 당시 인사담당 간부를 부행장 등으로 승진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자체 감찰에서도 이들 인사 담당 간부들은 제재를 받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신입행원 공채시 인사 보고라인은 홍모 인사부장, 장모 인사담당 상무, 남기명 국내부문 겸 개인그룹장이었다.

당시 인사부서는 금융감독원, 국가정보원 간부 등 사회고위직의 채용청탁 명단을 직접 작성했다. 남 그룹장 밑의 장 상무와 홍 부장은 본인이 직접 청탁에 응한 것은 아니지만, 핵심적인 인사 실무나 결재를 담당했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자체 감찰에서 남기명 그룹장만 직위 해제했다.

우리은행은 이들에게 책임을 묻기는커녕 지난해 12월 인사에서 승진시켰다. 장 상무는 기업그룹 부행장으로, 홍 부장은 개인영업전략부 영업본부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승진으로 장 그룹장은 ‘은행장-부문장(3명)-그룹장(8명)’ 등 우리은행 서열상, 핵심 임원으로 올라섰다.

홍 본부장은 박원춘 전 노조위원장 딸 채용에도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우리은행은 2015년 신입행원 공채에서 당시 현직 노조위원장이었던 박원춘 씨 딸을 행원으로 채용했다. 노조위원장의 힘이 막강한 만큼 오해의 빌미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본인이 재임하고 있는 상황에선 자녀가 채용되는 일은 거의 없다. 홍 본부장은 2015년 공채 당시에도 인사부장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보통 노조위원장과 인사부장은 사이가 좋지 않은데 이 둘은 상당히 친밀한 관계로, 당시 홍 인사부장은 여러 측면에서 박 노조위원장 딸 입사에 적극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라고 말했다. 인사 실무를 총괄했던 인사부장의 배려나 편의가 있었기에 노조위원장 자녀의 입행이 가능했다는 지적이다.

자체 감찰에서 제재를 피한 장 그룹장과 홍 본부장은 추후 검찰조사에서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감원은 14곳 국내은행에 자체 감찰 시 채용추천제를 집중 점검하라고 지시한 상황이다. 우리은행 등 14곳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자체 감찰 결과를 이달 말까지 금감원에 보고해야 한다. 당국은 그 결과가 미진할 경우 현장점검에 돌입할 계획이다.

한편 우리은행은 5일 이사회를 열고 채용비리 의혹으로 사퇴 의사를 밝힌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일상적인 업무를 손태승 글로벌 부문 겸 글로벌그룹장에게 위임했다. 이광구 행장은 법상 대표이사로서 수행해야 하는 업무만 수행한다. 차기행장을 뽑는 임원추천위원회의 구성은 다음 이사회로 미루기로 했다.

우리은행 한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이들이 자체 감찰에서 벗어난 것을 두고 비난 여론이 상당하다”며 “잘못한 부분에 대해선 반드시 징계를 받아야 우리은행 내부도 빨리 안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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