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황제접대’ 무색…트럼프, 통상문제엔 에누리 없다

입력 2017-11-0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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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막대한 대일 무역적자 안고 있어…무역 불균형 시정 확신”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 첫 방문지인 일본에서 융숭한 접대를 받았지만 대일 통상문제에 있어선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극진히 트럼프를 대접했음에도 체면을 잃게 됐다. 트럼프는 한국과 중국 등 다른 아시아 방문국에서도 보호무역 목소리를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돼 각국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게 됐다.

6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ㆍ일 경제인과의 회동에서 미국의 막대한 대일 무역수지 적자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미국은 일본과의 사이에서 연간 700억 달러(약 78조 원)에 달하는 무역적자를 안고 있다”며 “미국은 지난 수년간 막대한 대일본 무역적자로 고통을 겪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는 자유롭고 호혜적인 무역을 원하지만 현재 일본과의 무역은 자유롭지도 호혜적이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자동차 분야의 무역 불균형을 예로 들어 “실질적으로 미국의 대일본 자동차 수출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일본이 미국에서 더 많은 자동차를 생산하는 등 양국이 구체적으로 공정한 무역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이 미국 방위산업 제품을 구매하는 것에 대해서는 칭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대형 감세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을 일자리와 투자 부문의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국가로 만들고 싶다”며 “일본 기업이 미국에 많이 투자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일본 정부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미국이 복귀하기를 원하지만 트럼프는 부정적인 인식을 재확인했다. 그는 “TPP는 올바른 사고방식이 아니며 우리는 무역에서 TPP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1월 TPP 탈퇴 선언 이후 미국은 일본과의 양자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전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의 회담에서 미국 측이 미ㆍ일 FTA를 언급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이날 아베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무역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그는 회담 전 연설에서 “무역 불균형 상태를 시정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2020년 도쿄올림픽 골프 경기가 열리는 사이타마 현 가스미가세키 골프장에서 같이 골프를 치는 등 접대에 온 신경을 쏟았다. 아베 총리는 라운딩에 앞서 미국산 쇠고기로 만든 햄버거를 트럼프에게 대접했으며 황금색 자수로 ‘도널드와 신조: 동맹을 더욱 위대하게’라는 문구가 쓰인 모자를 준비해 사인을 교환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식성을 고려해 도쿄의 고급 철판구이 음식점에서 만찬을 열었으며 이 자리에 와규 스테이크를 내놓았다. 그러나 이런 접대가 무색하게 트럼프는 일본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통상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한 것이다.

한편 일본 측은 적어도 자동차 부문에서는 트럼프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면 반박하고 있다. 일본자동차공업회(JAM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일본 자동차 중 75%가 현지에서 생산된 것이다.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지난해 미국에서 약 400만 대의 완성차와 470만 대의 엔진을 생산했으며 현지에 24개 공장과 43개의 연구ㆍ개발(R&D) 센터와 디자인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JAMA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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