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국내 주식시장은 비록 상승 마감했지만, 전날의 하락폭에 비하면 상승했다고도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 보면 외국인의 4000억원이 넘는 매도, 2000억원이 넘는 프로그램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지수를 이 정도로 방어했다는 것은 상승,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역시 투자자들은 1600선에서는 심리적 지지를 느끼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해외발 악재들은 여전히 산재해 있어 불확실성은 깊어지고 있고 더군다나 뚜렷한 주도주나 모멘텀이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즉, 금리인하나 경기부양책 등의 효과가 나타나기를 바라며 장기적 안목으로 투자를 하고자하는 투자자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매수 구간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즐거운 마음으로 매수에 동참할 수도 없는 상황인 것이다.
현 시기를 불확실성의 안정 국면이라고 봐도 무리는 없을 것이다.
당분간 지수는 가깝게는 내일 미국에서 발표되는 미 소매판매 결과와 14일로 예정된 버냉키 연준 의장의 의회 전까지 제한적 등락 과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1600선 초반에 대한 추가적인 지지력 테스트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이 내성을 확보해 가고 있다는 점을 볼 때 1600선은 지켜낼 것으로 전망된다.
분명 매력적인 매수 구간이지만 절대 긴장을 늦춰서는 안된다.
부국증권 임정현 책임연구원은 "미국발 침체 공포가 글로벌증시에 드리워져 미 경제지표에 무척 민감한 상황"이라며 "물론 이후로도 상당 기간 미 경제지표가 안 좋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이에 대해 적정한 의미해석을 넘어서는 확대해석은 분명 경계해야 할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임 연구원은 현 증시국면을 분명 기술적 반등권역이라고 진단하며 다중바닥을 형성하며 상당기간 바닥다지기가 불가피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따라서 그는 "지수 후퇴 시에는 저점매수로 대응해야 하며 일정폭 상승할 때는 일정비율 차익실현과 현금비중제고를 꾀하는 것이 유리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위원은 "미국뿐만 아니라 신흥시장 경기마저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투자심리 회복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며 "하지만,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기 둔화는 충분히 알려진 내용이며 줄줄이 발표되는 지표마다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이미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래서 김 연구위원은 "오히려, 투자자들이 악재를 대부분 인식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점차적으로 다가오고 있는 회복 가능성에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실제로 크게 주목을 받지는 않았지만, 연휴기간 동안 발표된 미국 의회의 경기부양책 의결, G7 정책공조 가능성 부각, FRB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고조 등 긍정적인 뉴스도 있었다는 점을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1600선에서의 주가는 여전히 매력적인 수준이라는 시각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추가하락을 우려해 주식을 매도할 필요는 없다"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IT와 자동차의 비중확대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