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판 '적폐청산'에 기름값 오르나…업계 "유가 급증 없을 것"

입력 2017-11-07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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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일어난 ‘적폐청산’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향후 유가에 커다란 변동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날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WTI 12월물은 57.35달러로 전날 대비 1.71달러(3.07%) 상승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64.27달러로 2.20달러(3.54%) 상승해 WTI와 브렌트유 모두 2년 5개월 만에 최고점을 기록했다.

유가 급등은 무하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주말부터 벌인 사우디판 ‘적폐청산’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4일(현지시간) 사우디 국영 알아라비야 방송은 이날 빈 살만 왕세자를 포함한 사우디 당국이 반부패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발표 직후, 위원회는 왕세자 11명, 현직 장관 4명, 전직 장관 수십 명을 부패 혐의로 체포했다. 이날 체포된 왕자 중에는 ‘아랍의 워런 버핏’이라고 불리는 무함마드 알왈리드 빈탈랄 왕자도 포함됐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위원회가 숙청 작업을 벌이는 가운데 만수르 빈무크린 왕자가 정부 고위 관료 7명과 함께 헬기를 타고 이동 중 헬기가 추락하면서 사망했다. 현재 헬기가 추락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파면된 장관급에는 아델 빈 파키흐 경제기획부 장관, 빈 술탄 빈 모하메드 알 술탄 해군사령관, 미테브 빈 압둘라 국가수비대 사령관이 포함돼 있다. 이를 두고 경제와 군사 모두를 장악하겠다는 빈 살만 왕세자의 의도가 담긴 것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유례없는 사우디 적폐청산에도 불구하고 빈 살만 왕세자를 향한 쿠데타 등의 일어나지 않는 이상 유가가 크게 급변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전부터 유가 상승에 앞장선 인물이다. 과가 빈 살만 왕세자의 감산 기간 연장과 관련된 발언으로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바 있다. 그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석유 시장 안정을 위해)사우디는 무엇이든 할 것”이라며 “감산 합의를 연장할 준비가 돼 있다”고 의사를 표했다.

국제 유가 상승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분석도 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6월 서른하나의 나이에 삼촌을 밀어내고 제1왕위계승자로 등극했다. 살만 국왕이 칙령을 발표할 당시 82세의 고령인 사실을 고려하면 30대의 젊은 빈 살만 왕세자가 사우디의 국왕이 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업계 전문가는 "반부패위원회가 나타났을 뿐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위 계승은 진행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상황이 전복됐거나 하는 상황은 아니다”며 “권력이 더욱 강해지면 감산은 지속될 것”이라며 국제 유가의 지속적인 상승세를 내다봤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 등에 끼칠 영향은 차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있지만, 이것이 국내 정유업계에 수혜로 다가올지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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