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미래의 골프는 ‘프리스타일 힐링골프’가 주도할 것”...안용태 대한골프전문인협회 이사장

입력 2017-11-07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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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골프는 엔조이를 넘어 힐링골프로 가야 한다.
▲미래의 골프는 엔조이를 넘어 힐링골프로 가야 한다.
영국왕실골프협회(R&A)를 중심으로 골프 룰을 개정하고 있는 것은 매우 뒤늦은 감이 있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개정의 주 내용은 경기진행의 걸림돌 제거다.

녹색 마약 등 못 말리는 스포츠로 불리었던 골프도 치명적인 결함 두 가지가 있다. 이 모두를 해결하는 내용들이 R&A의 개정안에 포함돼 있다. 필자가 그동안 수없이 비판해왔던 골프의 치명적인 결함 두 가지였다. 첫번째는 라운드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것. 둘째는 골프를 못 치는 사람은 18홀 내내 꼴지에서 치게 돼 원천적으로 기분을 상하게 만드는 스포츠라는 것이 큰 문제였다. 이 중에서 진행문제의 개선으로는 최근 유럽프로골프(EPGA)투어에서도 티샷후 40초 초과 시는 1벌타를 주기 시작했다.

필자가 주장하는 힐링골프도 아마도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미 ‘엔조이골프’라는 이름으로 오래 전부터 캠페인을 했을 때도 주변에서는 이상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사실상 그동한 캠페인을 벌인 내용은 거의 모두 R&A가 반영해 개정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힐링골프도 머지않아 보편화 될 것으로 보인다. 힐링골프의 큰 개념은 엔조이 골프를 주창했던 것과는 좀 달리 R&A가 골프룰을 손대는 것은 아니다. PGA 룰은 그대로 당연히 최고의 기준으로 두자. 대신에 토너먼트가 아닌 친목골프 시에는 과거 엔조이골프 룰로 하고, 그 다음으로는 ‘순수골프’보다는 한 차원 더 높인 힐링 목적으로 가족골프나 시니어 골퍼 등까지도 아우를 수 있는 그 나름의 개념을 정해 편안하게 힐링골프를 즐기자는 것이다.

지금은 과거보다 골프장의 부킹여유가 넘쳐흐르고 있기 때문에 힐링골프를 충분히 수용할 수가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어떤 골프 방식을 구사하든 골프의 가치는 위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골프법은 ‘앞,뒷팀과 골프장엔 민폐금지’라는 지상명령과 같은 지침이다. 여기에서의 법의 의미는 골프 룰과 규칙에 앞서 사회적 불문률인 도덕적 의미이다. 그러한 법 정신을 지키기만 하면 어떤 변형의 골프를 해도 사실상 문제는 전혀 없다는 것이다. 야구장에서 축구를 하자는 개념의 제창도 아니니 더욱 그러한 것이다. 물론 야구장에서는 이미 온갖 공연까지도 다하는 그런 개념까지 생각의 폭을 넓히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가 갈 것이다. 경영학적으로 보면 골프장이라는 시설의 이용가치의 극대화 전략이 필자가 제안하는 힐링골프이기도 하다.

이번의 R&A 룰 개정은 사실상 골프산업의 부흥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왜냐하면 18홀에 한 팀만 진행이 빨라져도 연간 6-7억 원의 매출이 증가되기 때문이다. 저가 제안하는 힐링골프도 골프산업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힐링골프란 무엇인지 그 근간을 하나하나 소개해 보고자 한다.

▲골프의 룰은 보존하되 즐기는 골프로 바뀌어야 더욱 재미를 준다.
▲골프의 룰은 보존하되 즐기는 골프로 바뀌어야 더욱 재미를 준다.
■힐링 골프는 4단계 순서의 우위 개념이 있다.

첫째는 골프장에 가서 첫 번째 해야 할 일은 심호흡으로 맑은 산소 마시자. 이는 100세 플랜의 첫째 건강요소다. 둘째는 주변의 산천 경계를 두루두루 구경하며 유유자적하게 경치를 음미하자. 이는 땅만 보고 게임만 하느라 옆에 있는 꽃구경도 못하는 기회의 손실을 막아준다. 셋째는 동반자 및 캐디와 아무 부담 없는 농담 따먹기로 팀의 분위기를 아주 릴렉스 하게 만들자. 내기골프로 분위기를 망치지 말고. 넷째는 위의 세 가지를 한 후에야 비로소 할 일이 공치는 것이라는 개념으로 필요시에는 스코어를 적지 않고, 때로는 노캐디와 하프세트 클럽으로 플레이를 한다면 더더욱 홀가분해지는 것이 추가 보너스다. 만약 꼭 스코어 기록이나 게임을 하더라도 도착순 티샷, 올 터치 플레이, 동시 티샷 등 엔조이 골프를 하게 되면 분위기 모두 만족해 기분 나쁜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프리스타일로 폭넓게 생각하며, 자신의 시간을 디자인 하자.

프리스타일이란 힐링에 방해가 되는 심한 규정이나 틀을 모두 벗어던져 버리는 것. 즉, 옷 같으면 프리사이즈 기분이 드는 개념을 살리자는 의미이다. 또한 ‘여백의 미’이기도 하므로 자신만의 시간을 스스로 직접 디자인 해보라는 얘기다. 현실적인 사례로 미국에서는 샷은 전혀 하지 아니하고 플레이어와 동반만 하면 입장할 수 있는 특별입장 요금제도는 이미 흔하게 시행이 되고 있다. 필리핀의 명문 회원제 골프장은 오후 몇 시부턴 조깅 장으로 오픈하고 있다. 우리 골퍼나 업계는 이제는 반드시 그 이상의 여유로운 상상을 해야 되는 시대에 돌입했다고 생각한다. 생각의 여유가 필요한 것이다.

필자가 다시 골프장 CEO를 한다면 연인들의 산책코스 요금제의 시행은 물론 겨울눈으로 덮인 백설의 골프장이 클로즈 될 땐 그린피 대신 스노우피 요금제 같은 아베크 요금제와 동시에, 바비큐를 곁들이는 정취의 상품도 출시할 것이다. 초 프라이빗 골프장에서도 그렇게 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어떤 시도를 할 때 어찌 될까 하는 두려움을 갖는 대신 차라리 새로운 시도에 대한 도전을 즐기는 것 또한 스스로 경영세계에 또 다른 의미의 힐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프리 스타일을 적극적으로 연구해야 하는 것이 이 시대의 CEO가 가질 자질의 덕목이 아닐까 싶다.

이처럼 힐링골프를 널리 보급하다 보면 또 다른 세계를 엿볼 수도 있을 것이다. R&A룰보다 더 큰 의미의 법 가치를 꼭 지키면서 무언가를 고민을 해보면 어느새 우리 골프산업도 더 발전될 수 있는 묘안이 여기저기에서 백출할 것이다. 요즈음 교회도 예배가 끝나면 한 쪽 공간를 이용해 곧장 카페로 전환, 멋있게 활용하는 것처럼 스페이스 믹스나 적극적인 마케팅이 필요한 골프장은 온갖 콜라보레이션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와야 우리 골프산업계도 활황의 기회를 다시 잡을 수가 있을 것이다.

▲안용태 이사장
▲안용태 이사장
■안용태 이사장 프로필

-체육학 박사(골프코스디자인)

-삼성그룹 에버랜드㈜상무이사 (안양컨트리클럽 총지배인 10년)

-한국잔디연구소 창설, 초대소장(4년 재임)

-그린키퍼학교 창설

-(주)대명레저산업 대표이사

-일동레이크 골프클럽 대표이사

-골프경영과 정보 발행인

-GMI컨설팅그룹 대표이사

-대한골프전문인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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