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보다 獨 메르켈에 공들이는 삼성…배경은?

입력 2017-11-07 09:39 수정 2017-11-07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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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이 최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수차례 비공개 면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통상압박이 국내 수출 산업을 이끄는 반도체까지 확대되는 상황에서의 삼성 움직임에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7일 삼성전자에 정통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권 회장은 최근 석달새 메르켈 총리를 수 차례 만났다. 기업 책임자가 독일 총리를 이렇게 짧은 기간에 자주 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우선 독일과 모종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 미국이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로 통상 압력을 확대하고 있어 독일 등 유럽과의 공조 방안을 논의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핵심 관계자는 “철통보안 속에 비공개로 진행됐기 때문에 정부도 몰랐다”면서 “삼성전자 일부 인사만 알고 있던 사안”이라고 귀띔했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독자 OS인 타이젠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권 회장은 지난 7월 유럽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순차적으로 만난 바 있다. 당시 권 회장은 유럽연합(EU) 통합 운영체제(OS)로 삼성전자가 개발한 타이젠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회장의 잦은 독일행이 전기차·자율차 산업을 염두에 둔 포석이란 추측도 나온다. 최근 삼성전자는 전장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3억 달러 규모의 ‘오토모티브 혁신 펀드(Samsung Automotive Innovation Fund)’를 조성해 전장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 펀드는 스마트 센서, 머신 비전, 인공지능, 커넥티비티 솔루션, 보안 등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분야의 기술 확보를 위해 운영된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자율주행 플랫폼과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의 글로벌 리더인 TTTech(티티테크)에 7500만 유로(약 10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소유의 커넥티드카 및 오디오 분야 전문기업인 하만도 자율주행차 사업을 강화한다.

권 회장이 정부를 제치고 독일에 공을 들이는 데 정치권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삼성의) 이런 네트워크를 통상문제나 안보문제에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권 회장과 메르켈 총리 면담에 대해) 전혀 들은 바 없는 내용”이라면서 “지난 6월 유럽 행사 외에는 (해외 출장이)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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