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준 “국정원은 자유민주주의 수호하는 마지막 보루” ... 청와대에 특수 활동비 상납 혐의 부인

입력 2017-11-0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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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남재준 前 국정원장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남재준 前 국정원장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박근혜 정부 시절 특수 활동비를 청와대에 상납한 혐의를 받는 남재준(73) 前 국정원장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남 전 원장은 8일 오후 12시 55분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그는 "국정원 돈을 청와대에 상납했느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쓸데없는 소리”라고 말했다. "억울하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두 번 끄덕였다.

취재진의 질문을 피해 검찰청 안으로 발길을 옮기던 남 전 원장은 “한마디 해달라”는 취재진의 말에 발길을 돌려 다시 포토라인에 섰고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국정원 직원들은 이 나라 자유민주주의 수호하는 마지막 보루이자 최고의 전사들이다. 그러한 그들이 헌신과 희생에 대해 찬사를 받지 못할망정 수사를 받다가 목숨을 끊는 참담한 현실에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느낀다. 이 자리 빌려 명복을 빈다”고 말한 뒤 다시 검찰청 안으로 들어갔다.

“대통령 지시 있었느냐”, “왜 돈을 상납했느냐”, “검찰 수사 방해가 국정원 본연의 업무냐”, “TF지시 받았느냐”는 질문이 이어졌지만 남 전 원장은 “검찰에 가서 얘기하겠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이날 남 전 원장은 검찰청 간부들이 통상적으로 이용하는 황금색 엘리베이터를 타고 움직이려 했지만, 현장에서 일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라는 지적이 나오자 일반 엘리베이터로 갈아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박근혜 정부 시절 당시 국정원장(2013년 3월~2014년 5월)으로 재직했던 남 전 원장에게 국가 예산인 특수 활동비를 매달 5000만 원 또는 1억 원씩 모두 수십억 원의 돈을 청와대에 바친 혐의를 적용했다.

남 전 원장은 또 국정원장으로 재직하면서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한 검찰의 수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국정원은 2014년 4월 즈음 윤석열(57) 현 중앙지검장이 지휘하는 특별수사팀이 수사망을 좁혀오자 검찰 수사에 대비한 현안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TF는 국정원 압수수색에 대응하기 위해 미리 위장 사무실과 가짜 서류를 준비하고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증거를 없애고 허위진술을 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남 전 원장이 TF 관련 활동을 보고 받았는지 또 이를 청와대에 보고했는지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또 특수 활동비 상납과 관련해선 박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지, 돈이 오고 간 경위 등을 캐물을 계획이다.

한편 국정원에서 특수 활동비를 건네받은 안봉근(51) 전 청와대 제2부속비서관과 이재만(51) 전 총무비서관이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수수와 국고손실 혐의로 3일 구속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부터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기 전까지 국정원 간부들에게서 매달 1억여 원씩, 총 40억 원 상당의 국정원 특수 활동비를 건네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검찰 조사에서 국정원에서 돈을 받은 사실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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