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의 디트로이트’로 불리는 태국이 명성을 되찾았다. 태국의 국내 신차 판매가 두 자리 수 증가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9월 태국의 신차 판매는 전년 대비 21.9% 증가한 7만7592대를 기록했다. 올해 1~9월 판매량은 62만715대로 이 역시 전년 대비 15%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60만 대를 초과한 것은 3년 만이다. 태국의 신차 판매 규모는 동남아시아 국가 중 인도네시아에 이어 2위다. 태국산업협회(FTI)의 수라퐁 파이싯팟탕퐁 대변인은 올해 신차 판매가 85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태국에서는 2012년 정부가 자동차 구매에 대한 보조금 제도를 끝내면서 신차 판매가 둔화하는 모양새였다. 태국에서 신차 판매는 2014년 약 88만 대, 2015년 약 80만 대, 2016년 76만 대를 기록했다. 신차 판매가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눈에 띄게 돌아선 해는 4년 뒤인 2017년, 바로 올해다. 원자재 가격 상승, 정부의 지원 재개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FTI는 전했다.
전체적 경제 성장도 신차 매출이 급등하는 데 한몫했다. 작년 10월 13일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이 서거하고 나서 애도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지난달 29일 애도 기간이 끝나면서 소비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년 만에 최대치를 찍을 전망이다. 태국 재무부는 지난달 말 올해 GDP 성장률을 기존 3.6%에서 3.8%로 상향 조정했다.
방콕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미쓰비시자동차의 픽업트럭을 82만6000바트(약 2779만 원)에 샀다”며 “가계 매출이 늘어나면서 픽업트럭이 필요해졌다”고 밝혔다.
자동차 수출 규모도 급증했다. 9월 태국의 자동차 수출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9% 증가한 12만654대를 기록했다. 파이싯팟탕퐁 대변인은 “3년 전부터 중동 지역에서 수요가 늘기 시작했다”며 “중동 지역에서만 전년 대비 수출 규모가 7.9%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데이터가 매우 좋다”며 “올해 남은 기간에도 이러한 수출 증가세가 유지될지 주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여성 운전을 허용하면서 기대를 키우고 있다.
국왕 애도 기간이 끝나는 시기에 맞춰 도요타자동차, 이스즈 등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잇따라 투자를 확대할 전망이다. 일본 상용차 1위 업체인 이스즈는 올해 태국에서 자사의 판매량을 전년 대비 12% 증가한 86만 대로 점쳤다. 또 내년 1분기 태국에서 생산하는 픽업 트럽 물량이 지난 2013년 3분기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스즈는 9일 태국에서 픽업트럭 ‘D-MAX’를 부분 개량해 출시할 예정이다. 마쓰다는 13일 SUV CX-5를 개량해 태국에서 출시한다. 또 마쓰다는 1일 태국에서 판매하는 전 차종을 대상으로 5년간 품질 검사, 사고 대응 서비스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외에 자동차 업체들도 태국 시장에서 선전하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독일 다임러는 1일 메르세데스-벤츠 브랜드의 완성차 품질 검사 시설을 새로 공개했다. 품질 향상에 집중해 태국 고급 차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