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와 임직원 비위 등으로 감사원 감사와 검찰 압수수색을 받았던 금융감독원이 자체 혁신안을 내놨다. 앞으로 비리 임원은 퇴직금을 50% 삭감하고 전 직원들은 금융회사 주식을, 기업정보 관련 부서는 전체 기업 주식을 취득할 수 없게 된다.
금감원은 9일 외부인사 중심으로 꾸린 ‘인사·조직문화 혁신 TF’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채용 프로세스 공정성 확보 및 임직원 비위행위 근절방안’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금감원은 임원이 비위행위와 관련해 퇴직할 경우 퇴직금을 50% 삭감하기로 했다. 재판 과정에서 무죄가 확정될 경우 나머지 50%를 지급한다.
또한 금감원은 비리 의혹 임원들을 감찰실에서 자체 조사를 한 뒤 사실로 확인될 시 즉시 직무에서 배제된다. 직무배제 시엔 기본금 감액 수준을 현 20%에서 30%로 확대한다. 직무배제 동안에는 업무추진비도 지급되지 않는다.
임직원의 주식거래에 대한 통제도 더욱 강화된다. 앞으로 전체 직원들은 금융사 주식을 취득할 수 없다. 공시국, 신용감독국 등 기업정보 관련 부서라면 모든 기업에 대한 주식 취득이 원천 금지된다.
현재는 부서와 무관하게 전체 직원들은 △분기별 주식거래 횟수 10회 초과 제한 △주식거래시 신고 의무 △근로소득 50% 초과 투자 금지 등을 준수하는 한 금융사든 비금융사든 주식을 취득하는 것이 가능하다.
금감원은 감찰실에서 증권사 자료를 직접 조사해 주식거래 내역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채용절차와 관련해선 서류전형을 폐지하고 전 과정에 블라인드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전 채용단계에서 채점, 면접위원들에게 지원자의 이름과 학교, 출신 등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최종 면접에서는 면접위원 절반 이상을 외부 전문가로 위촉해 청탁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다.
면접위원의 친인척 등이 최종면접 대상자일 경우엔 해당 면접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최종합격 발표 전에는 감사실이 나서서 채용절차가 채용원칙과 기준에 부합했는지 점검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업정보 관련 부서는 아예 주식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막는 등 통제가 강화됐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적발시 엄벌을 통해 비위 행위를 억제하도록 하는 사후 관리를 얼마나 철저히 하느냐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