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을 선언한 문재인 정부가 해외원전 수출만큼은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내년도 예산은 올해 초 수립했던 중기사업계획서상 예산보다 35%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신재생 에너지 관련 예산은 늘어 여야 간 공방을 이뤘다.
한국당 등 야당은 “정권 눈치 보기식 예산 편성”이라며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은 “원전 수출 및 육성 관련 예산이 올해 초 수립한 중기사업계획서상의 예산에 비해 3000억 원가량 대폭 감액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의원에 따르면 원자력 핵심기술 개발 사업은 중기사업계획 대비 21.3%가 줄어든 621억 원, 원전산업 수출기반 구축 사업은 55.9%가 줄어든 24억 원으로 각각 편성됐다. 또 원전산업 글로벌 경쟁력 제고 관련 예산 49억 원과 한국원전기술 미래 수출경쟁력 강화 예산 20억 원은 아예 내년도 예산에 반영되지 않았다.
반면 신재생 에너지 금융지원사업은 올해 660억 원에서 내년도 2160억 원으로 227.3%나 증액됐다.
이와 관련, 최연혜 의원도 “정부가 원전 안전성을 우려하면서 원전 사업과 관련된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면서 “반면 신재생 에너지 핵심기술 개발사업 예산이 112억 원 늘었는데 이는 지난해 현재 여당(더불어민주당)이 전액 삭감했던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당 손금주 의원은 “신규원전 건설 백지화에 따른 매몰 비용을 정부가 부담한다고 했으나 구체적인 보상계획도 없고 내년도 예산에도 반영되지 않았다”며 “정부가 보상한다는 것은 결국 국민의 세금인데, 정부의 결정으로 1조 원 가까운 돈을 왜 국민이 부담해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원자력홍보사업에 48억8900만 원이 편성돼 있는데 특정 에너지원을 홍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중장기적으로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도 있고,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국민의 이해도 높여야 하는 상황인 만큼 에너지 전환정책 홍보로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사용 후 핵연료 정책 재검토 예산이 25억7600만 원 편성, 턱없이 모자라는 만큼 현실적인 반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