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해외수주 80% 급감, GS건설도 반토막

입력 2017-11-09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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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기준 총수주액 226억 달러 그쳐…현대ENG·대림·SK 그나마 선전

삼성물산의 올해 해외수주액이 지난해의 17%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GS건설의 해외수주 규모도 반 토막이 났다. 그나마 현대엔지니어링과 대림산업 등이 작년 수준을 뛰어넘으며 대형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9일 해외건설협회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이날 기준으로 올해 9억731만 달러(약 1조103억 원)의 수주액을 기록했다. 작년 한 해 해외에서 따낸 수주액(51억1183만 달러)보다 80% 넘게 떨어진 수치다. 2009년 3억6000만 달러 수주액으로 19위까지 내려앉은 이래 가장 낮은 수주액이다.

자존심을 구긴 건 삼성물산만은 아니다. GS건설 역시 현재 10억4416만 달러(약 1조1100억 원)로 작년 한 해 수주액(20억9519만 달러)의 절반도 따내지 못했다. 십억 달러대로 수주액이 떨어진 건 2006년(16억 원) 이래 처음이다. 이대로라면 올해 해외수주 목표치인 3조8000억 원의 절반도 달성하지 못하게 된다.

현대건설도 21억5481만 달러(전년 총 29억7451만 달러), 포스코건설은 11억3624만 달러(전년 19억6841만 달러), 대우건설이 6억4190만 달러(전년 7억8703만 달러)로 작년보다 모두 수주액이 감소했다. 올해 수주 농사의 최종 수치는 아니지만 연말까지 두 달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황이 크게 반전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그나마 현대엔지니어링과 대림산업, SK건설 등은 부진 속에 낭보를 터뜨리며 선전해 왔다. 현대엔지니어링은 45억1544만 달러를 기록하며 1위를 지키고 있다. 이는 작년 한 해 수주액(23억5752만 달러)의 2배 가까운 수치다. 32억 달러 규모의 이란 사우스파12 2단계 확장공사와 9억 달러짜리 말레이시아 발전소 수주 등을 손에 넣은 영향이 컸다. 대림산업도 26억5592만 달러로 지난해(6억827만 달러) 수주액을 이미 넘겼고, SK건설 역시 작년(2억1200만 달러)보다 많은 21억1911만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수주시장을 견인해 오던 대형건설사 대부분이 부진을 겪으면서 올해 총수주액도 기대감을 갖긴 어려워졌다. 2010년 716억 달러로 역대 최고점을 찍은 건설업계는 저유가로 인한 발주량 감소에 2015년 461억 달러로 수주액이 내려앉았고, 지난해에는 300억 달러조차 넘지 못한 채 바닥을 기었다. 10년 이내 최저 수준이었다.

이날 기준 건설업계의 해외수주액은 총 226억 달러다. 전년 이 기간 수주액을 4% 간신히 넘은 수치로 대부분이 중동과 아시아에서 따낸 사업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수주액 역시 300억 달러의 벽을 넘기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위성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유가로 인한 중동 국가의 재정난도 문제지만 재원조달 계획 등 발주처의 까다로워진 요구 조건이 수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일반적으로 논의가 지속되던 프로젝트 결과는 4분기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현재 분위기로는 어려워 지난해 수준에도 못 미치는 수주액을 기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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