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균유 변질에 제조사-유통사 떠넘기기 논란

입력 2017-11-09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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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균우유, ‘핀홀’현상 변질 가능성에 소비자 주의 요구돼

#. 위메프 원더배송을 통해 매일유업의 상하목장 유기농 우유(멸균유)를 10월 말 구입한 소비자 박희진 씨는 15개월 된 아이에게 먹이려다 깜짝 놀랐다. 팩 안 우유가 마치 요거트처럼 덩어리 제형으로 뭉쳐 있었기 때문이다.

위메프에서 구매한 멸균우유가 변질을 일으켜 논란이 되고 있다. 더욱이 책임 소재를 두고 제조업체와 유통업체 간 ‘떠넘기기 식’ 태도를 보여 소비자의 공분을 더하고 있다.

무엇보다 멸균우유는 상온 보관이라는 제품 특성상 여러 과정에서 변질 가능성이 있고, 그 원인 또한 불분명한 만큼 어린 자녀를 키우는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박 씨가 겪었던 사례는 멸균유에서 왕왕 발생하는 현상이다. 통상 멸균우유는 고온(135~150℃)에서 2~5초간 가열해 실온에서 자랄 수 있는 미생물을 없애는 초고온 멸균법을 이용한 우유로, 유통기간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춘 제품이다. 특히 상온에서도 영양성분의 변화 없이 신선하게 보관 가능하다는 게 마케팅의 포인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개봉 후 냉장 보관되지 않을 경우 △제조과정에서 팩에 작은 구멍이나 흠집이 발생할 경우 △유통과정(센터보관, 센터이동, 택배이동 등) 중 팩에 작은 구멍이나 흠집이 발생할 경우 등으로 인해 멸균유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업계에서는 ‘핀홀 현상’이라고도 말한다. 살균우유보다 미세 구멍에 취약한 멸균우유의 특성에 대해 소비자 안내가 부족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박 씨는 “매번 먹을 때마다 팩을 찢어 확인하라는 것이냐”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제조사인 매일유업 측은 “제조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면 그런 신고 사례가 많이 있지 않았겠나. 관련 정보를 받은 바 없다. 제조 과정에서 변질이 일어나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유통과정에서의 문제 발생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유통사인 위메프 측은 문제 발생 초기 교환·반품 불가 방침과 함께 소비자 과실로 넘기는 미온적 태도를 보이다 사안이 확산하는 조짐을 보이자 담당자 사과와 함께 환불 조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위메프 측은 문제 발생 초기만 해도 고객센터를 통한 문의에 대해 “멸균우유는 서늘, 건조한 곳에 실온보관 가능하지만 직사광선 또는 개봉 후 냉장 보관이 안 될 경우 변질될 수 있다”며“변질된 부분은 보관방법이나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어 교환·반품 등이 어렵다”고 했다.

이후 위메프 측은 뒤늦게 “유통과정은 물론 고객에 불편을 끼친 점에 책임을 느낀다”며 “앞으로 전액 환불 조치에 만전을 기할 것이며 고객이 원할 경우 보상 처리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형마트, 홈쇼핑, 백화점 등 대부분의 유통업계는 유제품 변질 등 유사 사례가 발생하면 판매 책임을 직접 지고 규정에 따라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한 오픈마켓 관계자는 “유사 사례가 발생해 제조처를 통해 별도 CS 처리를 진행한 바 있다. 유제품 CS팀에서 소비자 가정을 직접 방문해 상품 상태를 확인하고 회수 처리하고 있으며, 다른 상품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마무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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