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기네스家 헨리 채넌 “韓바이오 기술력에 반했다…한 달 내 사모펀드 설립할 것”

입력 2017-11-10 13:16 수정 2017-11-1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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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비던홀딩스 대표, 바이오 투자 도전장…코스닥 상장기업 사내이사 선임

▲ 8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코디엠 사무실에서 만난 헨리 채넌 켈비던홀딩스 대표는 한국의 바이오 기술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그는 “한 달 내 바이오 전문펀드를 만들어 관련 산업 투자에 본격 뛰어들 것”이라며 야심 찬 계획을 밝혔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 8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코디엠 사무실에서 만난 헨리 채넌 켈비던홀딩스 대표는 한국의 바이오 기술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그는 “한 달 내 바이오 전문펀드를 만들어 관련 산업 투자에 본격 뛰어들 것”이라며 야심 찬 계획을 밝혔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흑맥주 브랜드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기네스 가문의 후손인 헨리 채넌 켈비던홀딩스(kelviden holdings) 대표가 한국 국내 바이오 시장에 손을 내밀었다. 최근까지 기네스 가문의 자산운용을 맡았던 그는 지난해 10월 영국에서 유한회사 켈비던홀딩스를 설립하고, 바이오 펀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채넌 대표는 한 달 안에 한국에서 글로벌 사모펀드를 설립하고, 국내 바이오 기술 투자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그는 지난해 말 코스닥 상장기업인 코디엠의 사내이사로 합류해 화제가 됐다. 현재 해외투자 총괄을 맡아 투자 유치나 글로벌 제약사와의 합작 등을 검토하는 일을 진행하고 있다. 코디엠은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의 연구진과 바이오 분야 신기술을 연구개발(R&D)하는 바이오플랫폼 기업이다. 바이오플랫폼 기업은 중소형 바이오 기업이나 프로젝트에 투자해 기술을 확보한 뒤 추가 임상을 진행해 글로벌 제약사에 대한 라이선스 아웃을 목표로 한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비전이 있는 코디엠과 관심 분야가 맞아서 같이 일하게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영국 임페리얼컬리지런던과의 R&D 업무협약 이끌어내 = 코디엠은 8일 영국 임페리얼컬리지런던과 R&D 공동 진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임페리얼컬리지런던은 과학·의학·공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영향력을 갖춘 교육기관이다. 2011년 ‘뉴욕타임스(NYT)’ 선정 영국 내 대학 순위 3위, 영국의 글로벌대학평가기관인 QS가 발표한 세계대학 순위에서 6위를 차지한 곳이기도 하다. 바이오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권위를 얻고 있는 이 학교가 기업과 MOU를 체결한 것은 1907년 설립 이후 최초의 일이어서 더 뜻깊다.

이 같은 협력을 이끌어내기까지는 무엇보다 채넌 대표의 역할이 컸다. 그는 옥스퍼드대학 출신으로 함께 사내이사로 선임된 임페리얼컬리지런던 의과대학 교수 쉐한 헤이트리지와 동문이다.

그는 “교육기관과 MOU를 체결했을 때 가장 큰 장점은 초기 기술을 공동으로 연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코디엠 직원이 현지에 파견되는 형태로, 향후 신기술이 나올 경우 가장 먼저 사업화의 기회를 얻게 된다”고 말했다. 채넌 대표는 향후 옥스퍼드대학 등 현지 산학협력단과 국제적인 투자 협력관계를 맺는 데에도 교두보 역할을 할 생각이다. 그는 “런던과 미국 등에 해외 자회사를 만들고, 현지 바이오테크놀로지 회사와 같이 일할 수 있게 노력하고 싶다”면서 “한국의 시장 발전 등 국내외 상황도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디엠은 임페리얼컬리지런던과 파트너십을 통해 바이오 엔지니어링 연구, 아이디어 구체화 및 상품 개발화에 실질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특히 우수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인재들이 글로벌 전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투자·사업과 연계된 산학 협력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임페리얼컬리지는 건강 관리 증진 및 유럽연합 내 교육 분야의 선두 주자로 명성이 난 NHS(National Health Service) 등과 협력하고 있다.

◇한국에 대한 관심은… 무역장관 지낸 아버지 때문 = 채넌 대표가 한국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그의 아버지는 마거릿 대처 총리 시절 무역장관을 지냈다. 당시 한국과 영국의 무역이 크게 늘어나면서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설명이다. 채넌 대표는 “20년간 한국을 왕래하며 의학 및 바이오 부문에서 투자할 회사를 찾고 있었다”면서 “바이오 산업이 크게 성장하는 지금이 투자에 나설 때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가 주목한 점은 한국의 우수한 기술력이었다. 그는 “한국이 보유한 다양한 바이오 기술은 상당히 발전된 것이 사실이지만, 수출을 위한 통로가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 한국의 우수한 기술력을 유럽을 비롯한 해외 기업에 연결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채넌 대표는 코디엠의 사내이사로 선임된 인연을 시작으로 곧 한국 내 켈비던홀딩스를 설립해 주주 자격으로 사모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과거 기네스 가문의 가족기금 관리회사를 운영하며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 경험이 뒷받침됐다. 그는 2007년 기네스 가족 자산운용 회장을 맡아 최초의 소매 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독자적인 연구를 통해 사모펀드, 벤처캐피털, 헤지펀드 및 구조화 상품, 실물자산, 주식 등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2015년 기준 자본금은 538만 파운드(약 78억 원)이다.

기네스 가문의 자산 규모는 현재 총 8억5000만 파운드(약 1조2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막대한 재산을 보유한 기네스 가문은 자산운용에 있어서도 보수적인 가치를 내세우고 있다. 투자액의 약 50%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데, 그 대상을 엄격하게 선정한다. 국채 등 안전자산에도 일정 부분 투자해야 한다는 내부 원칙을 가지고 있다.

켈비던홀딩스는 MOU 체결 및 바이오 전문펀드를 조성하고, 유망 바이오 기술을 확보하는 데 힘쓸 계획이다. 켈비던홀딩스는 기네스 펀드와는 별도로 운영된다. 바이오 기술 투자 및 확보에 집중하는 사모펀드로 조성됐다. 따라서 코디엠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이 아니라, 코디엠과 관련 있는 기술 및 그외 기업들에 투자를 진행할 방침이다. 그는 “한 달 내 한국에 켈비던글로벌을 설립하고, 아시아 지역에서 기네스 펀드 투자와 별도로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펀드 투자 외에도 켈비던홀딩스의 국내 상장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모펀드 조성… 韓바이오 기술 전 세계 주목 이끌어낼 것 = 채넌 대표는 인터뷰 내내 성공은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중소기업이 큰 제약사와 경쟁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포인트는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한 협력을 통해 좋은 상품을 만들고, 이를 판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오 플랫폼은 아직 시장에서 생소한 개념이다. 임상 전 기술을 확보하고 투자해 일찌감치 해외 라이선스 아웃을 시킬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교육기관과 협약을 맺고 투자로 연결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디엠은 바이오 플랫폼 사업의 다각화를 위해 지난해 말부터 쉐한 헤이트리지 임페리얼컬리지 교수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리처드 세버·루크 하워드·루스 위트비 박사, 앤서니 불 임페리얼컬리지 생명공학 석좌교수 등 총 9명의 해외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한 바 있다. 헤이트리지 교수는 개인 맞춤형 고급 의료서비스의 시장 진출을 위한 최고의 파트너로 꼽힌다. 영국 왕립외과대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헤이트리지 교수는 하버드 의과 대학에서 다리 이식에 관한 장기간 면역억제 전 임상 연구를 최초로 수행했다. 영국의학위원회(G.M.C.)에 성형외과 전문의로 등록해 성형·재건의학과 의장을 지내는 등 성형 분야에서도 명성을 쌓았다.

채넌 대표는 향후에도 코디엠의 해외총괄을 담당할 전망이다. 현지 회사와 업무협약 및 인수, 조인트벤처 설립 등 가능성은 열려 있다. 코디엠의 기술을 해외로 이전하고, 미국·유럽 등 해외 자금을 코디엠에 투자 유치하는 것이 우선 목표이다. 현재 준비 중인 파이프라인과 프로젝트는 상당히 많다. 이 중 어떤 프로젝트로 투자 협약을 맺을지 고르는 것도 채넌 대표의 역할이다. 상업성도 있어야 하지만, 한국 바이오 기술이 세계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채넌 대표의 생각이다.

◇헨리 채넌 켈비던홀딩스 대표는

1970년생으로 영국 기네스 가문의 후손이다. 1992∼1994년 유럽위원회 회장을 지냈고, 1997년까지 영국 돌링 킨더슬리 출판사에서 근무했다. 1997년부터 2005년까지는 런던 재무 컨설턴트인 levagh LTD의 비상임이사로 근무했다. 2005년 이후 기네스 가족재단 이사회를 구성하고, 2007년 기네스 가족 자산운용 회장을 맡았다. 2010년부터 현재까지 헨리무어재단 회장을 맡고 있다.

◇기네스는

1759년 설립된 기네스는 아일랜드 흑맥주 브랜드로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맥주 브랜드로 꼽힌다. 기네스는 더블린 소재의 세인트제임스 게이트(St. James’s Gate) 양조장의 아서 기네스(1725∼1803)로부터 유래한 아일랜드의 흑맥주이다. 약 60개국에 양조장이 있으며, 120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연간 총판매량은 약 8억5000만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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