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21개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오후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정상회의를 마친 뒤 ‘다낭 선언문(Da Nang Declaration)’을 채택했다.
APEC 정상들은 ‘새로운 역동성 창조, 함께하는 미래 만들기’ 제목의 선언문 전문에서 “오늘날 역내 및 세계 경제는 광범위한 도전·기회의 등장과 더불어 복잡하고 근본적인 변화에 직면해 있다”며 “평화롭고, 안정적이며, 역동적이고, 상호 연결돼 번영하는 아태 공동체의 공동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공동의 목표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또 정상들은 “‘2030 지속가능한 개발 의제’와 역내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과 번영 지원을 재확인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언문에서 ‘무역’ 분야가 회원국 간 협의과정에서 가장 쟁점이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최초로 개최된 APEC 정상회의에서 미국은 보호주의적, 양자 무역 우선 무역정책을 강하게 제시했다. 이에 선언문 협상에서 미국과 여타 20개국 간의 대립 양상이 부각되기도 했다. 결국 이번 정상회의에서 종전의 APEC 정상선언문에 비해서는 약화된 수준이나 ‘다자무역체제’에 대한 지지를 명시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이번 ‘다자무역체제’ 명시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비해 진일보된 성과를 도출했다는 평가다. 구체적으로 규범에 기반한, 자유롭고 개방된, 투명하고 포용적인 ‘다자무역체제’ 지지에 관한 APEC의 역할을 재확인했다. 또 2020년까지 보호무역조치 현행동결(Standstill) 약속을 재확인해 역내 무역·투자 장벽을 완전히 제거하는 데 노력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주장으로 G20 정상선언문에 포함된 △‘상호적(reciprocal)’, ‘상호 이익되는(mutually advantageous)’ 무역의 중요성 △시장왜곡적 보조금 폐지 △WTO의 협상·이행 모니터링·분쟁해결 기능 개선 △WTO 협정의 완전한 이행 약속 문안이 포함됐다.
하지만 APEC의 장기 비전인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와 관련해서는 미국과 중국 간 입장 차이로 인해 구체적인 행동계획이 합의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APEC이 FTAAP 실현을 위한 포괄적, 체계적 노력을 전개한다는 선언적 수준에서 문안을 합의했다. 아태자유무역지대는 아태지역을 아우르는 자유무역지대로 현재 APEC에서 논의하고 있다.
이밖에 선언문에는 △질적 성장, 구조개혁 및 혁신 △디지털 시대의 질적 인적자원 개발 △자유롭고 개방된 무역 및 투자 진전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 추구 △다자무역체제 △지역 및 소지역 내 포괄·포용적 연계성 장려 △기후 변화에 대응한 식량 안보 및 지속가능한 농업 증진 △함께하는 미래 만들기 등 핵심의제별 내용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