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현 수출입은행 남북교류협력실 실장은 13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경제의 현 상황을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여신총괄부, 해외사업금융부, 해외경제연구소 등을 거친 글로벌 경제 전문가이다.
특히 올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20년에 맞춰 글로벌, 지역별로 발생한 경제위기의 사례분석 등을 담은 ‘자본시장과 경제위기’를 출간했다. 그는 현재 국내 경제 상황이 1997년 외환위기가 발생했을 때와 달리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외환위기 당시 경제상황을 보면 외환보유액이 적고 단기외채가 많았습니다. 지금은 외환관리도 하고 대외수지 쪽으로는 좋은 편입니다.”
그러나 조 실장은 가계부채, 수출 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다시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 42개국의 25년간 경제성장 추이를 분석해 보니, 수출 비중이 큰 나라가 고성장군에 속했습니다. 우리나라는 가계소비도 있겠지만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입니다. 결국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수출을 많이 해야 합니다. 수출을 기본으로 하되 경제가 나쁠 때는 내수로 보완하는 겁니다.”
그런데 1400조 원에 달하는 가계부채가 경제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 조 실장의 진단이다.
그는 “대부분 가계부채는 부동산 대출 때문에 생깁니다. 그런데 부동산에 자금이 묶이면서 내수를 제약하고 수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특히 조 실장은 수출이 지금과 같은 형태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수출을 하려면 수출산업의 경쟁력을 올려야 합니다. 가격경쟁력 가지고는 안 되고 수출산업을 육성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지금처럼 반도체, 정유, 철강, 섬유화학 등 특정 산업에 집중되면 위험합니다. 산업을 다변화하고 4차 산업혁명에도 대비해야 합니다.”
더불어 정부와 금융권이 IT, 바이오, 핀테크 등 4차산업 육성을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4차산업)은 위험하죠. 망할 수 있죠. 그걸 정부나 금융권에서 백업해 줘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4차산업에 대한 개념을 못잡고 있어요. 4차산업은 현재와 완전히 다른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