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의원(대구 동구 을)이 바른정당 새 대표에 선출됐다.
바른정당은 13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지명대회’에서 유 의원을 당 신임 대표로 선출했다. 9월 7일 이혜훈 전 대표가 금품수수 의혹으로 불명예 퇴진한 뒤 67일 만이다.
당은 세 차례에 걸친 토론회 후 당원 선거인단 문자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해 지도부를 선출했다. 총 문자 투표수는 6만8852명 가운데 1만6207명이 참석해 투표율 23.54%를 나타냈다. 이날 결과는 책임 당원 50%, 일반 당원 20%, 여론조사결과 30%를 반영한 수치다.
유 대표는 책임ㆍ일반당원 투표와 여론조사를 합산한 결과 최종1만6450표를 얻어 56.6%의 득표율을 기록, 전체 과반 이상의 지지를 얻어 당대표에 올랐다.
이어 하 의원은 7132표, 24.5%를 얻어 2위를 기록했고, 정운천 의원은 3003표, 10.3%를 득표해 3위에 올랐다. 박인숙 의원은 1366표, 4.7%를 얻었다. 정문헌 후보는 797표(2.7%), 박유근 후보는 336표(1.2%)를 기록했다. 2~4위를 기록한 하의원, 정 의원, 박 의원은 최고위원이 됐다.
바른정당 창업주인 유 대표는 이날 전대에서 당권을 잡으면서 지난 대통령 선거 패배 이후 6개월 만에 당의 전면에 나섰다.
이에 최근 현역 의원들의 탈당으로 바른 정당 당세가 위축된 만큼 유 대표가 본격적인 리더십 검증무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른정당은 올해 1월 창당 당시 33명의 의석을 가진 원내 4당으로 출발했으나, 소속 의원 22명이 두차례에 걸쳐 탈당한 후 최근에는 9명이 한국당으로 복당, 당 진로를 둘러싼 잡음이 계속됐다.
따라서 유 대표가 개혁보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앞으로 중도ㆍ보수 통합 논의 과정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야하는 과제를 떠맡게 됐다.
유 대표는 당선 직후 수락 연설을 통해 “가짜 보수당의 대표가 아니라, 진짜 보수당의 대표로 뽑아주셨다”며 “오늘 이 자리에서 저는 여러분 앞에 맹세한다, 바른정당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개혁보수의 창당정신, 그 뜻과 가치를 지키겠다”며 “우리가 합의한대로 나라의 미래와 개혁의 길에 대해 뜻을 같이 하는 중도보수통합을 위해 계속 노력하자”고 밝혔다.
그는 “지금 우리는 죽음의 계곡에 들어섰다. 원내교섭단체가 무너져 춥고 배고픈 겨울이 시작됐다. 이 겨울이 얼마나 길지 우리는 모른다”면서도 “그러나 우리가 똘똘 뭉쳐 강철같은 의지로 이 죽음의 계곡을 건넌다면 어느새 겨울은 끝나고 따뜻한 새봄이 와 있을 것”이라고 단합을 호소했다.
유 대표는 향후 당 진로와 관련해 ‘정책정당’을 모델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당의 대표정책을 제시하겠다. 정책적 지향점이 분명한 정책정당으로 나가겠다”며 “제대로 된 민주공화국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보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