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가 직업으로] 퍼커션, 두드리고 흔들어 뇌세포를 깨워볼까!

입력 2017-11-14 10:02 수정 2017-11-2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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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바람을 가르며 달려간 50플러스센터.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두둥둥, 탁탁, 치크차카~ 경쾌한 리듬을 타며 시니어들의 퍼커션 연습이 한창이었다. 서울 종로3가역에 위치한 이곳 50플러스센터에는 퍼커션을 연주하는 시니어 모임 ‘떼아모’가 있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에 아침 9시 반부터 오후 1시까지 진행되며 5060시니어라면 누구든 동참할 수 있다.

유쾌, 상쾌, 즐거움이 가득 달달한 ‘떼아모’

작년 2월에 처음 도심권50플러스센터에서 퍼커션 무료강좌가 진행되었다. 4개월 정도의 교육프로그램을 마친 수강생 17명은 마음을 모아 ‘떼아모’를 결성하고 현재까지 왕성한 공연활동을 하고 있다. 사실 필자는 좀 놀랐다. 시니어들로 구성된 최초의 퍼커션 앙상블이라는 사실과 입문한 지 불과 4개월밖에 안 됐다는 점 때문이다. 그럼에도 공연활동을 개시한 그들의 용기에 놀람과 감동이 교차했다. 현재 퍼커션 악단 ‘떼아모’는 초기의 4개월 밖에 안 됐다는 점 때문이다. 그럼에도 교육에 그치지 않고 매주 전문강사를 초빙해 젬베와 카혼 등을 연주하며 꾸준히 실력을 키워가고 있다.

‘떼아모’의 청일점이자 리더인 이창호(67)씨는 “떼아모는 스페인어로 ‘사랑합니다’라는 뜻이죠. 우리 모임에 오는 사람은 주로 직장을 은퇴했거나, 전업주부로 있다가 자녀를 다 키우고 여가를 보내기 위해 온 분들이랍니다. 살아온 환경은 모두 다르지만 음악을 사랑하고 노년을 즐겁게 보내자는 마음은 같습니다. 공연을 다니면 교통비 정도의 사례금도 받지만 봉사를 위한 무료공연을 할 때 큰 보람을 느끼지요. 팀워크를 다지기 위해 한 달에 한 번 역사·문화 탐방도 함께합니다. 서로 사랑하면서 건강한 공동체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해맑은 웃음을 지었다.

섬유공학을 전공한 이창호씨는 사업을 접고 은퇴한 이후 우연한 기회에 퍼커션을 시작했다. 전에는 일이 바빠 악기를 배울 시간이 없었다고 한다. 퍼커션을 알게 된 지 2년도 안 됐지만 그는 어느새 고수처럼 즐길 줄 안다. 팀을 이끌며 동분서주 공연활동으로 바쁜 나날이지만, 퍼커션을 연주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전직 영양사였던 이혜옥(61)씨는 무료한 일상을 보내다 퍼커션을 하게 된 후로 생활이 마냥 즐거워졌다고 한다. 한층 밝아진 엄마의 모습에 아들이 더 좋아하며 적극 응원해준다고. 이혜옥씨의 권유로 참여하게 된 안영소(61)씨 또한 “와서 보니 팀 분위기가 너무 좋다. 음악으로 교감을 이루어서인지 서로 아껴주고 배려해주는 마음들이 참 이쁘다”면서 집에 돌아가서도 회원들 얼굴 볼 화요일, 금요일이 손꼽아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두드려서 소리가 나는 모든 악기

일반적인 드럼세트를 제외한 모든 타악기를 총칭하여 퍼커션이라 한다. 퍼커션의 종류는 모두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나라와 문화별로 각각의 특색을 지니는 다양한 타악기가 존재하지만, 주로 중남미와 아프리카의 토속적인 타악기가 우리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

시니어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악기를 살펴보면, 양가죽을 씌워 만든 젬베나 육면체의 상자 모양으로 된 카혼, 그리고 탬버린과 모양이 흡사하지만 양가죽을 씌워 만든 판데이로가 있다. 그 외 콩가, 봉고 등이 있는데 이들 악기는 모두 맨손바닥을 이용하여 연주한다.

음악치료 효과는 덤

퍼커션 연주는 단지 음악만이 아닌 치료의 목적까지 생각한다. ‘행복한 마음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나유미(57) 원장은 음악치료의 도구로 퍼커션이 클라이언트에게 매우 큰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퍼커션은 배우기가 쉽고 맨손바닥으로 쳐서 리듬을 표현하기 때문에 손뼉치기 효과처럼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게 큰 매력이죠. 최근엔 치매 예방과 치료에도 적용시키고 있답니다.”

대체한의학에서는 다섯 손가락을 우리 몸의 축소판이라 한다. 손바닥을 자극하면 내장기관과 뇌에 활발하게 산소를 공급해주어 치매를 예방하고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자고로 손을 많이 움직이는 사람들이 무병장수한다니 부지런히 실천해볼 일이다.

그룹레슨 수강료는 저렴해

퍼커션이라는 악기가 인기를 끌기 시작한 지는 약 5년 전후로 그리 오래되지 않아 아직 시작 단계인 것 같다. 도심권50플러스센터에서는 시니어를 위한 무료 음악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일반 실용음악학원의 레슨비는 대략 12만원~16만원이다. 그룹레슨은 좀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필자도 이번 기회에 퍼커션을 배워보기로 했는데, 학원이 아닌 관악구의 조그만 스튜디오에서다. 싱어송라이터 청년들이 모여 드럼, 기타, 퍼커션을 가르치는 곳이다. 필자는 시간관계상 8만원짜리 개인레슨을 택했다. 몇 명이 모여서 그룹레슨을 하면 3만원 정도에도 가능하다. 악기를 구입할 경우 20만원대면 무난하고 30만원 정도면 공연용으로도 괜찮다.

시니어에게 잘 맞는 악기

좋은 사람들과 음악활동을 하면 기분이 좋아져 뇌 구석구석까지 피가 원활하게 흐르고, 몸에 활력이 도는 상태가 된다니 금상첨화 아닐까. 머리를 쓰는 방법이야 다양하겠지만, 손바닥을 자극하고 음악으로 즐겁게 커뮤니티를 이루는 퍼커션이야말로 잠들어가는 뇌세포를 깨우고 노화를 물리치는 데 딱인 것 같다.

두드리고 흔들고 노래하는 신나는 퍼커션으로 친목도 다지면서 젊고 발랄한 시니어가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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