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11월 21일 밤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면서 시작된 외환위기가 50년간 한국경제에서 가장 어려웠던 시기로 꼽혔다.
특히 국민 대다수가 IMF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공무원이나 교사 등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고, 국민 간 소득격차 심화, 취업난 등 현재의 사회·경제적 문제들이 발생한 것으로 인식했다. 이에 따라 외환위기 발생 20년이 지난 지금 경제적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도 일자리 창출과 고용안전성 강화를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개발원(KDI)은 14일 IMF 외환위기가 국민들의 인식과 삶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이러한 내용의 ‘IMF 외환위기 발생 20년 대국민 인식조사결과’를 내놓았다. 이번 조사는 KDI가 IMF 외환위기 20년을 맞아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결과 국민 절반 이상은 50년간 한국경제에서 가장 어려웠던 시기로 IMF 외환위기를 꼽았다. 이어 2010년대 저성장(26.6%),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5.2%), 1970년대 석유파동(5.1%) 순이었다.
국민은 IMF 외환위기는 한국경제에 구조조정을 통한 기업의 건전성 및 경쟁력 제고(24.5%)라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반면 소득격차, 빈부격차 확대 등 양극화 심화(31.8%)라는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IMF 외환위기가 현재 문제시되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88.8%)’, ‘안정적인 직업 선호(86.0%)’, ‘소득격차(85.6%)’ 등을 증가시켰다고 인식했다.
국민 절반 이상(59.7%)은 IMF 외환위기가 본인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고, 당시 자영업자(67.2%)와 대학생(68.9%)이 가장 삶의 큰 피해를 보았다고 판단했다.
IMF 외환위기 당시 일반국민의 64.4%가 ‘경제위기에 따른 심리적 위축’을 경험했으며, 57.5%는 외환위기로 ‘국가관에 대한 변화’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런 설문조사를 반영하듯 외환위기 발생 20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에 경제적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일자리 창출 및 고용안정성 강화(31.1%)'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