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가 내년 코스피지수 상단으로 2900선을 제시했다. 특히 국내 증시가 선진화되는 과정에서 전체 시가총액 대비 헬스케어주의 비중이 현 수준(8%)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본사에서 열린 ‘2018년 리서치 전망 포럼’에서 코스피 예상 밴드로 2350~2900선을 제시했다.
이 팀장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지수는 외부 충격이 없는 이상 또 다른 사상 최고치를 만든다”며 “2005년 이후 한국 증시는 2007년까지 8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강세장 전망에는 2017년의 대외환경이 2004년과 유사했다는 분석이 주효했다. 두 해 모두 경기싸이클의 확장 국면에 진입하는 원년(元年)이라는 설명이다.
이 팀장은 “2004년과 2017년을 보면 금리와 주가가 동행한 것을 알 수 있는데, 2018년에도 이같은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며 “달러약세 기조 역시 내년까지 유효할 것”이라고 전했다.
내년 주도주로는 올해 강세장을 주도한 IT주와 헬스케어주를 제시했다.
이 팀장은 “주도업종 3년차에 진입하는 IT주와 2년차에 진입하는 헬스케어주가 내년에도 증시를 이끌 것”이라며 “선진국에서는 수요 증가가 지속되고 신흥국에서는 새로운 수요가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경제가 선진국화되면서 증시에서도 헬스케어주의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관측됐다. 현재 유가증권ㆍ코스닥시장 합산 기준 전체 시총 대비 헬스케어주의 비중은 8% 정도다. 이는 유럽(11%)과 미국(14%)에 모두 뒤쳐지는 수준이다.
이와 관련 이 팀장은 “국내 주가지수가 선진국형 지수로 진화하는 과정에 있다”며 “중장기적 측면에서 헬스케어의 시가총액 비중은 높아질 것”이라고 봤다.
내년 주도주 중심의 공격적인 액티브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나왔다. 시간이 경과할수록 주도업종과 비주도업종 간 주가 차별화가 더욱 심화되는 ‘가속도의 법칙’이 유효하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주도주와 벤치마크(코스피)간의 수익률 격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확대되는 경향이 있있는데, 1년차보다 2년차, 2년차보다 3년차 주도주의 수익률이 높다”고 진단했다. 내년 3년차에 진입하는 주도주는 반도체ㆍ장비 등 IT주, 2년차 진입 주도주는 제약ㆍ바이오 중심의 헬스케어주다.
강세장이 끝나는 신호로는 적정금리보다 실제금리가 높아지는 순간을 꼽았다. 현재 기준금리와 하나금융투자가 진단한 적정금리는 각각 연 1.25%, 3.7%로 2.45%포인트의 상승여력이 존재한다.
이 팀장은 “강세장은 실제금리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기준금리가 적정금리보다 높아진 시점에 마무리될 것”이라며 “기준금리가 적정금리에 근접하거나 상회할 경우 주식시장 고평가 논란이 현실로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팀장은 “주도업종은 영업이익 비중이 시가총액 비중보다 높은 국면에서 역할을 지속할 것”이라며 “반대로 시총 비중이 영업이익 비중을 넘어서면 그 역할을 종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