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피해 없다지만… 기업들, 강진에 ‘화들짝’

입력 2017-11-16 09:30 수정 2017-11-1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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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진설계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이 대표적

경북 포항을 뒤흔든 강진으로 동남권 지역에 생산 시설을 둔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지진의 진앙지인 포항을 포함한 울산, 부산, 구미 지역은 자동차·철강·중공업·화학·디스플레이 등 주요 산업의 생산 공장이 모여 있어 지진 발생 초기 우려가 컸던 탓이다.

산업계에서 보고된 인명·시설 피해는 아직까지 없다. 가장 우려가 컸던 업종은 중공업·철강 부문이었다. 대부분이 포항에 생산 시설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강진이 발생한 뒤 통합관제센터 내 종합상황실을 가동해 블록 탑재 작업이나 고소작업 장비 이용을 즉각 중지했다. 현대중공업 측은 “옥내·외 장비 및 시설물 긴급점검 실시 후 작업 시행여부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진앙지와 가장 가까운 포스코도 큰 이상 없이 생산라인이 정상가동 중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제철소는 어느 곳보다 내진설계가 잘 돼있어 별다른 피해는 없다”면서도 “제반시설에 대한 피해 여부는 계속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울산에 생산시설을 둔 현대자동차도 이상무다. 현대차 관계자는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공장 라인의 상황과 가동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며 “울산에서도 지진을 감지했지만 상대적으로 진앙지와 멀어 별다른 피해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화학업계도 갑작스러운 지진에 분주해졌다. SK이노베이션과 한화케미칼은 포항 인근인 울산에 공장이 있다. 두 회사 모두 공장에 내진 설계가 돼 있어 인명·시설 피해 등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주차장의 태양광 발전판 일부에 균열이 생겼다는 제보가 있었지만 지진으로 인한 것은 아니었다.

전자업계도 상황 파악에 나섰다. 일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가 일시 정지하는 등 지진의 영향은 받았지만, 피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지진으로 한반도 전체가 들썩거린 만큼 이천과 청주에 반도체 공장이 있는 SK하이닉스도 즉각 상황 파악에 들어갔다. SK하이닉스 측은 “진동에 민감한 일부 장비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잠깐 섰다가 바로 다시 가동됐다”면서도 “피해는 없다”고 했다. 기흥과 화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라인도 일부 장비기 잠시 반응했지만 생산라인에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LG디스플레이 구미 공장도 정상 가동됐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일부 디스플레이 장비는 진동이 오면 멈추는데 지진 났을때 일부 장비가 정지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장들은 진도 6도를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가 적용돼 있다.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삼성전자와 SK실트론 등 직원들도 긴급대피했다가 복귀해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구미시와 구미상공회의소는 국가산업단지내 90여개 큰 기업을 대상으로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지진 발생 후 가장 관심이 컸던 곳은 원자력발전소였다. 지진 진앙지에서 가장 가까운 월성 원전은 경북 경주에 위치해있다. 진앙지로부터 거리는 약 45㎞다. 국내 원전은 규모 6.5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2011년 이후에는 신(新) 원전과 기존 원전에도 규모 7.0의 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보강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내진설계는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이 대표적이다. 삼성자동차는 출범 당시 일본 닛산 플랫폼을 들여오면서 규슈공장 설계를 고스란히 받아와 부산공장을 지었다. 생산라인과 건물구조는 물론 화장실 위치까지 규슈공장과 똑같았다. 지진이 잦은 일본공장을 밑그림으로 준공한 만큼 내진 설계는 기본이다. 전날 부산 인근까지 진동이 감지됐으나 르노삼성차의 생산설비는 끄떡없이 정상 가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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