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이 다가오는 가운데 배추 값이 반토막 이상 뚝 떨어지는 등 농산물 물가가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농축산물 하락이 두드러졌다. 농산물이 전월대비 13.8% 급락해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65년 이후 사상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직전 최대 하락폭은 2009년 6월 기록한 9.6% 하락이었다. 축산물도 8.4% 떨어져 2012년 1월(-10.1%) 이후 5년9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품목별로는 배추가 58.8%, 감귤이 57.1%, 피망이 71.3% 급락했고, 돼지고기도 22.8% 떨어졌다.
반면 공산품은 전월대비 0.5% 상승했다. 슬래브, 열연강대 및 강판 등을 중심으로 제1차 금속제품(2.4%)이 올랐고, 나프타와 경유 등 석탄 및 석유제품(2.1%)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권처윤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농산물 가격이 많이 내려 생산자물가 총지수가 보합을 기록했다. 특히 농산물이 기상 호조와 출하량 증가에다 기저효과까지 겹쳐 하락폭이 더 컸다”고 전했다. 실제 농산물 물가는 지난 8월 14.2% 급증해 사상최고치였던 2010년 9월(18.8%) 이후 6년11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한편, 근원인플레이션을 의미하는 식료품 및 에너지 이외 생산자물가는 전월대비 0.4% 상승해 석달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물가변동의 파급과정 등을 파악하기 위해 국내에 출하 및 수입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생산단계별로 구분해 측정한 지수인 국내공급물가지수도 전월보다 0.4% 올랐다. 원재료와 중간재가 전월대비 각각 1.2%와 0.7% 상승한 반면, 최종재는 0.6% 하락했다.
국내출하 외에 수출을 포함한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지수인 총산출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2% 올랐다. 농림수산품이 8.4% 하락한 반면, 공산품은 0.6% 상승했다.
권 팀장은 “근원물가는 상승압력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도시가스요금 인하가 11월부터 반영될 예정이다. 다만 농산물 가격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어 11월 생산자물가를 예단키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