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외면받는 2세대 중국 상장사

입력 2017-11-2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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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성 기업금융부 기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1년 넘게 얼어붙었던 한국과 중국 관계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중국이 한국 연예인과의 콘텐츠 규제를 실시한 지 15개월, 올해 3월 한국행 단체관광을 중단한 지 8개월 만이다.

국내 증권 시장도 화장품 등 중국 소비주를 중심으로 주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 상장된 2세대 중국 기업들은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2세대 중국 기업 가운데 지난해 1월 가장 먼저 코스닥에 입성한 크리스탈신소재의 주가는 지난해 8월 최고 4522원을 찍고 하락해 올해 9월 최저 2135원을 기록했다. 코스닥 상장 중국 기업 가운데 올해 상반기 실적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컬러레이도 올해 8월 상장 당시 최고가 4190원을 기록한 뒤 9월 최저 2585원까지 떨어졌다.

로스웰, 골든센츄리, 헝셩그룹, 오가닉티코스메틱 등도 지난해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얼어붙은 한·중 관계만큼이나 주가가 하락했다. 사실 2세대 중국 기업들은 사드 영향을 받을 이유가 없다. 단지 상장만 코스닥에 했을 뿐, 국내 기업과 달리 중국에서 사업을 하기 때문이다.

2세대 중국 기업은 1세대 기업들과 달리 호실적을 기록하는 한편, 현금배당 등의 주주친화정책도 강하게 펼치고 있다. 하지만 중국 기업에 대한 불신과 차이나디스카운트가 계속 이어지면서 주가는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IR업계 관계자는 “일부 중국 고객사는 코스닥 상장 폐지 절차를 문의한 적도 있다”며 “실제 상폐를 하겠다기보다는 회사 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답답함으로 느껴졌다”고 전했다.

한·중 관계가 회복되고 있는 만큼 편견과 선입견을 걷어내고, 펀더멘털을 중심으로 기업을 재평가하는 시장의 관심이 필요하다. 기업에 대한 적절한 가치 평가는 자본 시장의 긍정적인 에너지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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