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ㆍ현대차, 자율주행차 주도권 둘러싼 氣싸움...평창동계올림픽 마케팅 마찰

입력 2017-11-20 17:00 수정 2017-11-20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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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자동차 업계 자율주행차 주도권 경쟁 시작

▲KT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운영할 자율주행 버스(사진제공= KT)
▲KT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운영할 자율주행 버스(사진제공= KT)
‘2018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KT와 현대기아자동차가 올림픽을 3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자율주행차 운행을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 대회 기간 KT의 '5G 자율주행버스' 운행을 두고 현대기아차가 자율주행차와 관련한 마케팅 전권은 본인들이 갖고 있다며 불법이라고 반발했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자율주행차 표준 기술을 놓고 IT업계와 자동차 업계 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후원사 KT-현대기아차 자율주행차 마케팅 두고 마찰=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평창동계 올림픽 자율주행차 운행을 두고 최근 KT, 현대기아차,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 법무팀이 비공식 회담을 열었다. 지난달 중순부터 논란이 됐던 자율주행차 마케팅 권한을 두고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서다. 양측은 1차 대면 회동 이후 핫라인을 통해 유선으로 논의에 나서고 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KT와 현대기아차는 올림픽기간 동안 5G 자율주행버스를 시범 운행하면서 마케팅에 나서기로 했다. KT는 올림픽 기간 중 VIP와 일반인 시연용으로 자율주행버스를 운영할 방침이다. KT는 대회가 열리는 평창 일대에 5G 자율주행 버스를 상시 운영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서울부터 대관령까지 자율주행차를 통해 기술을 시연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공교롭게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통신 업체와 자동차 업체 간 자율주행차 마케팅이 겹쳤다. 문제는 두 회사가 평창동계올림픽에 500억 원이상을 후원하는 공식 후원사라는 점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후원금을 내는 기업은 해당 분야 마케팅 독점 권리를 갖는다. KT는 평창올림픽의 통신 파트너고 현대차는 자동차 파트너다. 자율주행 마케팅을 통신 영역으로 볼 것인지 자동차 분야로 해석할지에 따라 한쪽은 사업을 포기해야 한다.

현대기아차 측은 IOC와 올림픽 기간 중 차량에 관한 독점계약을 했기 때문에 KT의 자율주행 시범운행과 마케팅 일체가 불법이라는 주장이다. 현대기아차 입장에선 대회기간 상시 자율주행차 운행을 통신사인 KT에 넘겨줘야 한다는게 자존심이 상하는 일일 수밖에 없다. 현대기아차는 이에 대해 IOC와 KT 측 양쪽에 문제를 제기한 상태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량에 관한 독점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KT는 자율주행에 대한 어떤 올림픽 마케팅을 해선 안 된다”며 “KT와 조직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자율주행 운행 구간과 기간, 심지어 차량도 버스와 승용차로 다른 만큼 문제될 것이 전혀 없는 만큼 긍정적으로 논의되고 있다”며 “연구소를 중심으로 우리 측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고, 현대기아차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자율주행차는 5G 네트워크 생태계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만큼 이번 운행은 정상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IT-자동차 업계 자율주행차 주도권 둘러싼 기싸움 팽팽=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자율주행차 기술 표준을 두고 자동차 제조사와 통신사 간 대립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때문에 이번 IOC의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인 GMO는 15일 보고서를 통해“미래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율주행차를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이들 두 산업이 큰 경쟁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차량과 차량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주파수나 정교한 스펙트럼을 활용한 근거리 통신 기술을 선호한다. 이 같은 차량 대 차량 시스템(V2V)이 구축되면 차량이 도로 위를 주행하는 동안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도록 만들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통신 기업들은 V2V 기술로는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도로, 차, 관제 시스템 등을 모두 제어할 수 있는 통신기술 개발이 선행 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개방된 원거리 통신의 셀룰러 시스템을 V2X(차량과 모든 사물간 통신)에 적용하는 작업에 한 창이다. 이러한 기술은 V2V 기술보다 개발하는 데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한다. 5G 기술이 상용화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인데, 5G 기술은 차기 모바일 기술로 2020년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학계에서는 자율주행차량이 도로를 약 90분 동안 달리면 현재 기준으로 4테라바이트(TB)의 데이터가 생성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 국민 한 사람이 한 달 동안 스마트폰을 통해 쓰는 데이터양이 약 6기가바이트(GB)라고 가정하면 무려 683명이 한 달 동안 쓴 데이터 사용량과 90분간 달린 자율주행차의 데이터양이 비슷한 수준인 셈이다.

통신사들은 현재 이러한 방대한 데이터를 끊김 없이 전달하기 위해 자율주행차에 반응속도 0.001초 이하의 5G V2X를 접목할 예정이다. 5G V2X는 이동통신망을 통해 차량, 관제센터, 사물인터넷(IoT, 예를 들면 신호등)과 실시간으로 교통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전방 사고 등에 차량이 미리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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