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볼보가 세계 최대 차량공유서비스 업체 우버에 자율주행 택시용 차량을 대규모로 공급하는 계약을 따냈다. 볼보는 재무적인 성과는 물론 미래 자동차산업의 핵심으로 꼽힐 자율주행 부문에 더욱 확고하게 발을 내딛게 됐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볼보는 2019년부터 총 2만4000대에 달하는 차량을 우버에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볼보의 인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XC90을 기반으로 하는 모델을 공급한다. 볼보는 “기본 차량은 자율주행에 필요한 모든 기술이 적용될 것이며 우버가 자체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차량공유 서비스에 맞도록 바꿀 것”이라고 설명했다.
볼보는 초기에 해당 차량이 스웨덴 공장에서 생산될 것이나 이후에는 미국에서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볼보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톤 외곽에 새 공장을 짓고 있다.
양사 계약 세부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볼보의 차량 공급액이 10억 달러(약 1조965억 원) 이상이 될 것”이라며 “2016년 실적을 바탕으로 계산하면 볼보 전체 매출의 약 4.5%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자율주행차량과 관련해 세계 각국의 법과 규제 틀은 제대로 잡혀있지 않다. 그러나 자동차와 IT 산업 관계자들은 자율주행차량 시대가 앞으로 수년 안에 올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자율주행에 뛰어든 업체들이 아직은 소규모로 시험을 진행하고 있지만 볼보와 우버는 이 부문에서 구체적으로 대형 계약을 체결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러나 약 2년 후에 차량을 인도한다는 계약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일반적으로 새 차종을 출시하기에는 다소 빠듯한 시간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볼보는 올해 초 미국 애리조나 주 템피에서 우버가 운용하는 자사 자율주행 택시 초기 버전이 전복사고가 나서 좌절을 겪었으나 결국 대형 계약을 따낸 것이다. 해당 사고로 미국 전역에서 자율주행차량 주행 시험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기도 했다. 그러나 현지 경찰은 사고가 우버의 자율주행차량 때문이 아니라 상대편 차량 운전자의 과실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