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박스피’를 벗고 강세장으로 환골탈태한 코스피가 2018년 다시 새 역사를 쓸 전망이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증권가에는 내년 코스피 3000 돌파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와 각 증권사에 따르면, 삼성증권과 대신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 10곳의 내년도 코스피 지수 등락 범위(밴드) 평균은 2417~2942로 나타났다.
코스피 밴드 하단은 2250, 상단은 3100이었다. 코스피 밴드 상단이 3000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 증권사는 △삼성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대신증권 △신영증권 등 4곳이다. 밴드 하단을 제시하지 않은 증권사 중에서는 △KB증권 △키움증권 △현대차투자증권이 코스피 3000 돌파를 예상했다.
2017년 코스피 밴드를 보수적으로 전망했던 삼성증권은 가장 높은 밴드 상단 전망치를 제시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실적 장세가 초기에는 양적 성장에 의존한다면, 중기 이후부터는 이익의 안정성을 더 주목한다”면서 “글로벌 경제가 성숙기에 진입하면서 위험자산 선호 환경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은 코스피 등락 범위를 2350~2900으로 내다봤다. 가장 낮은 하단 전망치를 제시한 증권사는 신한금융투자로, 2018년 코스피 밴드를 2250~2800으로 예상했다.
정동휴 신영증권 연구원은 “2018년은 글로벌 자금이 한국에 집중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국민연금이 주도하는 스튜어드십 코드 활성화로 인한 배당성향 확대로 증시 재평가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달러 약세와 위안화 강세, 유가 약세 조합은 1986년 이후 약 30년 만에 나타난 금융시장 환경”이라며 “반도체의 상승 탄력이 둔화하더라도 증시 하락이 아니라 새로운 주도주의 탄생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간 코스피 흐름은 상반기 강세를 유지하다 하반기로 갈수록 지수 하락 가능성이 커지는 ‘상고하저’로 의견이 모였다. 상반기는 세계 소비 및 제조업 경기 개선으로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상승장이 예상된다. 그러나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위험자산 선호를 불러온 글로벌 경기 순환 모멘텀이 약화할 가능성이 크고, 인플레이션 부담이 누적되면서 우리 증시를 둘러싼 변수가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업 이익에 가장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수출 전망은 내년에도 매우 좋을 것으로 보이지만, 경기과열 우려가 부각하는 하반기에는 성장 탄력이 둔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